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산업

대구대 트리오, 세계 디자인 공모전서 통했다

독일 ‘레드닷 어워드’ 출품
디자인 컨셉 부문서 상 4개

#치아나 가위로 실을 자르는 위험과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고안된 ‘컷 니들(Cut Needle·사진1)’. 바늘귀에 작은 칼날이 있어 실을 손쉽게 자를 수 있다. 하지만 칼날이 바늘구멍 밑부분에 있어 바느질 도중 실이 끊어질 염려는 없다. 이지은(24)씨는 “어머니가 바느질할 때 치아로 실을 자르는 모습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태형(25)씨는 안전하게 형광등을 갈아끼울 수 있는 ‘스마일 픽스(Smile Fix·사진2)’를 출품했다. 잘 구르는 형광등의 성질 때문에 혼자서 높이 있는 형광등을 갈아 끼우기는 쉽지 않다. 이때 형광등 핀에 종이 재질의 사각형 ‘스마일 픽스’를 끼우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 이씨는 또 시각장애우가 점자를 찍는데 사용하는 점필이 한번에 한 개의 점자만 찍을 수 있다는데 주목했다. 그는 점필의 각도를 조절해 한번에 두 개의 점자를 찍을 수 있는 ‘더블 클릭(Double Click)’도 고안했다.

#하나의 손전등으로 여러 명이 대피할 수 있는 ‘비상등(Emergency Flashlight·사진3)’. 비상등은 사고나 재해로 빛이 없는 공공장소에서 손전등 하나로 여러 명이 대피할 수 있다. 비상등의 양쪽을 당기면 형광으로 발광하는 끈으로 연결된 두 개로 분리된다. 따라서 손전등을 든 두 사람 이외에 여러 사람이 가운데 형광끈을 잡고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출품한 김규백(26)씨는 “이 비상등을 지하공간에 비치하면 지하철 정전 등 위급 상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대 산업디자인과 4학년 학생들이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독일의 ‘레드닷 어워드’에 출품해 수상한 아이디어다. 이들 3명은 디자인 컨셉 부문에서 모두 4개의 상을 받았다. 수상작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모두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기능을 더한 것이다.

독일의 ‘레드닷 어워드’ 디자인상을 받은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이지은·이태형·김규백 씨. [대구대 제공] 
 
이들을 지도한 산업디자인학과 이길순(58) 교수는 “수상 자체가 학생들에게 큰 자신감을 줄 것”이라며 “평소 학생들이 생각을 말하면 어떻게 하면 현실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지 많이 토론했다”고 말했다. 또 동아리나 학습 조직 형태의 그룹 교육이 다양한 국내외 디자인 공모전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적극 참가하는 발판이 됐다고 덧붙였다.

레드닷은 해마다 60여개국에서 1만여 작품이 출품된다. 수상작은 1년 동안 독일과 싱가포르의 레드닷 디자인 박물관과 온라인에 전시되며 레드닷 연감에도 소개된다. 레드닷은 독일의 IF, 미국의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평가된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중앙일보] 2010.09.13 00:25 입력 / 2010.09.13 00:2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