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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올 가을 패션 유행 경향은?

많은 디자이너가 새 시즌을 준비하며 ‘신상품’을 선보인다. 이 신상품들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유행이 된다. 지난 몇해 동안 검은 색의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에 어깨에 힘을 잔뜩 넣은 재킷 등 강렬한 이미지의 여성들이 패션을 주도했다. 그러나 올 가을·겨울 시즌엔 디자이너들이 ‘여성스러움’과 새로운 색의 발굴에 공통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크 제이콥스, 샤넬, 필립 림, 케빈 클라인 등 저명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은 길이가 좀 더 길어진 치마와 장식이 거의 없는 원피스, 그리고 카멜색을 선택했다. 새로운 옷을 준비하려 한다면 디자이너들이 주목한 여성패션 키워드 셋을 기억해 두자.
 


◇미니멀리즘은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간결한 실루엣, 절제된 디자인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 하나. 미니멀리즘

이번 시즌은 ‘단순한 것이 최고(Simple is the Best)’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세계적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이너들은 가을·겨울 시즌을 준비하며 장식을 최대한 배제한 옷들을 선보였다. 지난해 각광받았던 화려한 은이나 금장식, 흐르는 듯한 주름 장식 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미니멀리즘이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을 말한다. 패션에서는 예술적 기교나 각색을 최소화하고, 직선적인 실루엣의 절제된 단순한 디자인의 옷, 또는 최소한의 옷으로 훌륭한 옷차림을 연출하는 방법 등을 말한다. 프린트가 들어간 옷감보다는 검은색이나 흰색 등 단색으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표현한다. 1990년대 유행하던 스타일로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10년 전과 달리 최근의 미니멀리즘은 ‘미니멀시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합리적이면서도 우아한 여성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셔츠나 재킷의 칼라 모양, 옷감의 재질, 전체적인 실루엣 등으로 여성스러움을 표현한다.

옷의 색이 단조롭고, 장식이 없는 만큼 심심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액세서리나 가방, 구두 등은 화려한 것을 선택해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레이디라이크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플레어스커트는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 풍성하게 펼쳐지는 치마를 통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킨다.

# 둘. 레이디라이크

레이디라이크(Ladylike). 단어의 뜻 그대로 ‘숙녀 같은’ 옷 스타일을 말한다. 분홍색이나 레이스로 상징되는 소녀 스타일의 옷이나 원숙미가 넘치는 여성복의 중간쯤에 위치한 이미지라고 볼 수 있다. 1950∼60년대 영화에 등장하는 오드리 헵번, 브리지트 바르도, 그레이스 켈리 등 여성스러우면서도 우아함이 가득한 옷들을 상상하면 쉽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여성의 몸을 타고 흐르는 곡선’에 대한 찬사를 보낸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아이템은 길이가 무릎 아래로 내려오면서 풍만하게 펼쳐지는 플레어스커트. 허리는 잘록하게, 힙 라인은 더욱 풍성하게 연출해 자신 없는 하체를 커버해 주면서 여성스러움을 부각시켜 준다. 몸에 꼭 붙어 가슴이 풍만하게 보이는 상의를 매치하면 한층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완성된다.

레이디룩에 액세서리가 과하면 촌스럽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부피감이 있는 귀걸이, 진주목걸이 등 하나만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치마와 다른 색의 벨트를 치마 위에 보이도록 매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귀여운 모습을 원한다면 ‘로마의 휴일’ 속 오드리 헵번을 떠올려 보자. 플레어스커트와 귀여운 느낌의 블라우스, 여기에 쁘띠스카프(크기가 손수건만 한 작은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면 된다.

# 셋. 카멜

올 가을·겨울 시즌 여성복에서 드러나는 가장 커다란 변화는 색상이다. 미국 패션지 ‘보그’ 최신호는 ‘블랙과 블랙의 조합은 이제 완전히 물러났다’고 선포했을 정도다.

 

◇카멜색 옷은 호피무늬·레오파드 무늬 옷이나 같은 계열 색의 블라우스·바지와 매치하면 세련된 멋을 낼 수 있다.

그동안 가을·겨울이면 주로 검은색의 의상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디자이너들이 카멜색으로 관심을 옮겼다. 카멜색이란 낙타(카멜)의 털 색 같은 옅은 갈색 계열의 색이다. 검은색이 세련된 멋을 낸다면 카멜색은 부드럽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카멜색 옷들은 검은색·흰색·짙은 갈색 등 어느 옷에나 잘 어울린다. 검은색 치마에 카멜색 재킷을 걸치거나, 카멜색 바지에 흰색 블라우스를 코디하면 성숙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지난해 입었던 레오파드나 호피 무늬 티셔츠·스커트·바지 등이 있다면 카멜색 재킷과 매치해도 좋다. 카멜색이 화려한 무늬를 차분하게 해주면서도 무겁지 않은 옷차림을 완성한다.

좀더 과감한 스타일을 하고 싶다면 빨간 스카프를 두르거나, 빨간 립스틱으로 입술에 포인트를 주면 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서울패션위크, 드리스반 노튼, 필립 림, 망고, 켈빈 클라인, 스텔라멕카트니〉 
 
입력 2010.09.02 (목) 22:12, 수정 2010.09.03 (금)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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