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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마케팅 없는 마케팅' 공간‥아우토슈타트

폴크스바겐 마케팅 현장‥'대중 소통으로 고객 확보'

"여행 중에 들렀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예요. 기계로 만들어진 차를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죠"(군터 만.43)

"많은 차를 볼 수 있어 특색이 있어요. 함께 온 여자친구가 차를 전혀 몰랐는데 이제 좋아하게 됐어요"(마크 헤르츠.21)

독일 중북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볼프스부르크. 숲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이곳에 `아우토슈타트'(Autostadt)라는 거대한 자동차 테마파크가 자리 잡고 있다.

유럽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폴크스바겐이 건설한 아우토슈타트는 차량 구매자가 자신의 차를 직접 출고하면서 관광을 즐기는 자동차 박물관이자 체험장이다.

▲아우토슈타트 야경.

차량 구매자가 아닌 일반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독일에서 두 번째로 인기가 좋은 테마파크일 뿐 아니라 독일 관광청으로부터 10대 관광명소로 꼽힌 곳이기도 하다.

폴크스바겐에 이곳은 관광지로서의 수입원이기도 하지만 마케팅을 위한 소리없는 격전지이기도 하다.

'우리 차가 좋으니 사달라'는 직접적인 설득이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자연스레 자신의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곳 CEO인 오토 페르디난트 박스 씨는 29일 "아우토슈타트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며 "이 프로젝트는 그룹의 마케팅과 판매 분야에서 가장 앞섰으며 대중과의 소통과 서비스 제공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새 천년 시작과 함께 문을 연 아우토슈타트는 올 초 개장 10년 만에 관람객 2천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5천500명의 관광객이 이 곳을 찾고 주말에는 1만5천명 이상이 몰린다. 이 중 해외관광객 비중은 7%에 달한다. 

폴크스바겐 브랜드를 중심으로 아우디, 벤틀리, 스코다, 람보르기니 등 모두 7개 브랜드 전시관은 각각 차량과 함께 그들의 철학을 담고 있다.

부지 규모가 축구장 25개를 합쳐놓은 25만㎡에 달할 정도로 커서 리츠 칼튼 호텔도 이 안에 위치하고 있다.

아우토슈타트의 자랑은 뭐니뭐니해도 '카 타워'다. 각 층마다 20대의 차량이 전시된 20층짜리 투명 타워 두 동은 이곳의 랜드마크라 해도 손색이 없다.

차량을 인도받을 고객이 이곳에 도착하면 차량이 자동으로 이동되고 고객은 차량에 번호판을 직접 부착하고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폴크스바겐 차량에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한 초고도 전략이다.

▲아우토슈타트의 상징물 '카타워'의 내부 전경.

폴크스바겐 구매자 중 약 30%가량이 이런 '의식'을 치르려고 먼 곳에서 직접 아우토슈타트를 찾는다고 한다.

다른 체험거리도 널렸다. 오토랩이란 곳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직접 자동차를 디자인해 볼 수 있고,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듯한 3차원 입체 공간도 적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면허취득 프로그램, 경제적 운전법 트레이닝 코스, SUV의 성능과 차량 역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비포장도로 체험은 인기 코스다.

이런 프로그램은 차를 사라고 목청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레 폴크스바겐에 대한 호감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폴크스바겐 측 설명이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줘 미래 잠재 고객까지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둔 만점짜리 테마파크인 셈이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아우토슈타트는 단순한 자동차 테마파크가 아니라 폴크스바겐 그룹의 철학과 비전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장"이라며 "폴크스바겐에 대해 직접적으로 얘기하진 않지만 그 어떤 직접적인 마케팅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볼프스부르크=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 기사입력 2010-08-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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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스바겐의 드레스덴 투명유리 공장에서 직원이 페이톤을 조립하고 있다. 단풍나무로 된 작업장 바닥이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