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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공공디자인이 경쟁력이다

걷고싶은 거리·희망담은 공간… '디자인 경기도' 꿈을 현실로 


[경인일보=조영달기자]최근 몇년 새 공공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중앙정부에 비해 지역 주민들과 밀착된 생활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각 지자체들이 공공디자인에 더욱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 역시 공공디자인을 통해 도만의 새로운 이미지, 아이덴티티를 담아낼 계획이다. 과거의 획일화된 고정관념을 깨고 공공디자인의 질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도정에 공공디자인을 어떻게 접목하느냐가 관건이다. 도는 공공디자인 관점에서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구체화시켜 세부 설계 지침을 제시했다. 31개 시·군의 공공건축물과 도시기반 시설물, 가로 시설물을 디자인하거나 설치, 운영하기 위해서다.

■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과 기본 콘셉트

전 세계적으로 도시 디자인 정책 도입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공공디자인의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공공디자인의 원칙을 수립,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표준 모델 개발이 필요했다. 조화로운 도시경관 창출을 위한 경기도 공공디자인 지침서를 마련, 기본 원칙의 확립과 디자인의 질적 향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6월 '경기도 공공디자인 수립 및 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 용역에 착수, 올 1월까지 진행했다. 시·군의 공공디자인 정책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광역 차원의 공공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공건축물의 영역은 광범위하다. 하지만 '경기도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에서는 도 공공디자인 기본계획에서 제시하는 공공디자인 영역분류 중에서 공공청사와 문화복지시설, 전시홍보시설, 휴양시설, 환경시설 등 공공공간내의 공공건축부문을 가이드라인 수립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풍부한 자연환경과 각 시·군으로 구성돼 있는 도의 특성을 고려, '사람'과 '자연', '도시'가 조화롭게 하나가 되는 '소통'(Communication)과 '그린디자인'(Green Design)을 도 공공디자인 기본 콘셉트로 정했다.

■ 경기도만의 맞춤 옷을 입는다

경기도는 각기 다른 특성과 목표를 가진 31개의 행정단위로 이뤄졌다. 농산어촌에서 최첨단 도시까지 서로 다른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도를 방문하거나 생활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도 많다. 역동적이지만 무엇보다 이들을 잘 아우르는 철학이 있는 디자인 방향과 시책이 없었다.

그동안 공공디자인에 대한 체계적인 개념 정립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정책과 사업들이 경쟁적으로 추진돼 왔다. 도민의 생활문화와 도시구조에 부합하지 않는 선진사례를 무분별하게 도입, 또다른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상황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도는 공공디자인의 올바른 개념을 정립하고 도의 특성에 부합하는 공공디자인의 정체성 확립이 절실했다.

공공디자인은 공공기관이나 공공시설 등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어 사람들이 생활하는 생활환경 전반을 디자인하는 지표로 삼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양한 지역과 사용자의 특성이 반영되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을 지향하는 디자인 목표와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전략으로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

■ 공공디자인 비전과 기본방향

도는 '기분 좋은 변화, 디자인으로 말하는 경기도'를 공공디자인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를 향해 힘차게 뻗어 나가는 '친환경 도시 건설'과 '디자인을 통한 창의적인 인간 중심의 도시 창출'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도가 추구하는 공공디자인은 기본적으로 '함께 하는 디자인' '기억되는 디자인' '지속 가능한 디자인' '배려하는 디자인' 등 4대 축을 이루고 있다. 도와 각 시·군이 추진하는 공공디자인 관련 정책이나 사업, 계획 등이 일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도시 공간을 형성하는 공공건축물이나 도시기반시설물, 가로시설물의 요소들에 대해 디자인 주체와 시기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불필요한 중복 설계나 디자인 이미지의 일관성 부족 등의 단점도 보완하겠다는 방안이다.

■ 디자인총괄추진단, '디자인 강국의 초석을 다지다'

2008년 7월 디자인 관련 업무를 총괄할 디자인총괄추진단이 신설됐다. 이어 이듬해 5월 '공공디자인 조례'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우수공공시설물 디자인 인증조례'를 개정, 공포하면서 31개 시·군에서 공공디자인 조례를 만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어 '경기도 우수공공시설물 디자인 인증제'를 실시, 지난해와 올해 각각 25점과 31점의 우수공공시설물을 선정했다. 이를 계기로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에 관한 민간기업체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디자인 강국의 초석을 다지게 된 것이다.

지난해 6월 구성한 '경기도 공공디자인위원회' 역시 도시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공공디자인과 도시계획, 건축, 조경 등 각 분야 전문가와 도의원, 공무원 등 각 분야별 전문가 37명이 참여하고 있다. 도와 공공기관이 설치하는 각종 공공건축물과 도시기반시설물, 가로시설물 등에 대해 심의, 도정의 디자인 품격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 공공디자인 실천체계를 마련하다

지난해 6월 공공디자인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경기도 공공디자인 기본계획'을 개발했다. 도 전역에 대한 공공디자인 실천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는 공공디자인에 필요한 법규와 제도, 정책 등을 담고 있다. 특히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도 공공디자인의 기본개념을 수립, 중점 실천전략, 단계별 추진계획 등을 규정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경기도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발, '공공디자인 조례'에서 규정한 공공건축물, 도시기반시설물, 가로시설물을 디자인하거나 설치, 운영할 때 공공디자인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요소들을 구체화시켜 세부설계지침으로 제시했다.

이어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공공영역 전반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접목, 경기도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또 법제화를 통해 체계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현재 추진중이다.

공공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시·군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보급형 가로시설물 표준 디자인'도 개발 중이다. 가로등과 볼라드, 맨홀, 휴지통, 자전거 보관대, 가로판매대, 가로수보호덮개 등 7가지가 대상이다. 또 도시경관을 저해하고 소통의 단절로 도출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방음벽 디자인 가이드라인 및 표준디자인'과 '경기도 공사안내표지 디자인 매뉴얼'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 다양한 공공디자인 시책 추진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과 예술성, 기능성 등을 갖춘 도시환경 모델을 제시하고 쾌적하고 아름다운 거리환경 조성을 위해 '공공디자인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08년 7개소에서 2009년 2개소, 올해 2개소씩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디자인의 조성과 확산이 필요한 특정 거리 또는 구역을 지정, 공공시설물 등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있다. 또 '남한산성도립공원 공공시설물 디자인' 15종을 개발, 지난해 12월 20일 준공했다.


■ 도정 현안사업에 공공디자인을 접목시키다

각종 도정 현안에 디자인개념을 적용, 행정서비스의 품격을 향상시키고 있다. 수도권 통합요금제와 경기도 교통브랜드인 'G-Line' 브랜드, 'GG콜 택시차량 디자인' '경기도 택시승강장 표준디자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BRT(급행간선버스체계) 버스승강장 디자인'도 개발, 쾌적한 가로경관 형성에도 기여했다.

또 친숙한 소방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2008년 '경기도 소방 BI'를 개발, 소방차량은 물론 소방서 건물, 근무복 등에 보급했다.

'광교신도시 공공디자인'에 참여, 공공시설물 및 옥외광고물, 야간경관, 색채계획 등의 가이드라인을 수립,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드는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의왕~과천간 유료도로 요금소 주변 환경개선'사업에도 공공디자인을 접목, 화장실 공간과 주변 시설물이 조화롭게 융화된 이미지를 제공했다. 이어 '365·24 언제나 민원실' '365 수원역 민원센터'의 디자인, '경기도의료원 근무복 디자인'과 '남한산성 도립공원 근무복 디자인' '의정부 2청사 분수대 주변 도민이용시설 디자인 개발' 등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 디자인 산업의 인큐베이터, 경기도

경기도는 디자인 산업의 육성과 지원을 위해 전시회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영세업종에 머물고 있는 뷰티 관련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뷰티디자인 엑스포'를 진행하고 있다. 뷰티관련 산업을 총망라하는 미용박람회로는 처음으로 행정기관이 주도한 행사지만 무려 5만4천여명이 방문했다. 경기도를 뷰티디자인 산업의 메카로 육성,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이어 공공디자인 관련산업에 대한 기업과 지자체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경기디자인페스티벌'을 열었다.'기분좋은 변화, 디자인으로 말하는 경기도'를 주제로 71개 기관에서 34개 부스 규모로 진행, 8천여명의 관람객이 참관했다. 경기도의 다양한 디자인 정책과 비전을 도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올해 10월 27~30일까지 '그린디자인을 통한 국가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의 실현'을 주제로 '한·중 디자인 포럼'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디자이너와 관련 전문가들의 문화, 사회, 기술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달 | dalsarang@kyeongin.com    
입력시간  2010.09.0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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