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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진도군, ‘민속의 보고’ 전통에 어울리게 … 공공디자인 사업 나섰다

  

진도군이 간판들을 새롭게 디자인해 바꿀 진도읍 군청 입구 거리. 전봇대는 이미 지중화가 이뤄진 상태이다. [진도군 제공]
 
 
6일 오후 진도군 진도읍 군청 앞 거리. 길 양편 상가마다 내건 간판들이 어지러웠다. 전주와 전깃줄은 전혀 눈에 띄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전선 지중화가 이뤄진 상태라서 간판을 잘 정비하면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하면 차라리 안 하는 것만도 못합니다.”

진도군 디자인TF팀 공무원들과 현장을 둘러보던 송진희 호남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는 “사업을 동시다발로 벌이지 말고, 한 곳씩 시행착오를 보완해 가면서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 송태갑 전남발전연구원 박사는 “간판에만 너무 치중하지 말라. 길 바닥과 녹지공간까지 거리 전체의 칼라와 패턴을 고려하는 토틀 디자인(Total Design)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것저것 따로 했다가 모자이크가 잘못돼 모두 다 망칠 수 있다”며 “디자인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전남도의 PM(프로젝트 매니저) 지원 제도를 활용해 사업 전체를 상시적으로 관리하라”고 권했다.

진도군은 ‘민속의 보고(寶庫)’라고 불릴 만큼 전통과 옛 것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진도군이 세련미와 아름다움을 찾아 공공디자인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먼저 진도읍부터 간판과 도로 포장, 보도 블록,소공원 등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임정환 진도군 부군수는 “그간은 진도는 디자인이 무(無)에 가까웠다”며 “녹색 다지인 등으로 거리와 건물, 간판이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루게 하겠다”고 밝혔다.

6일에는 디자인 전문가들을 초청, 자문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출헌 대불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진도는 때가 덜 묻어, 새롭고 재미있게 디자인하기가 다른 시·군보다 쉽다. 큰 컨셉을 잡고 점차 좁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43억원을 들여 798개 옥외광고물을 정비하기 위해 전문 업체에 맡겨 마련한 간판 디자인 안에 대해 진단도 받았다.

이해석 기자 [lhsaa@joongang.co.kr]
출처 : [중앙일보 201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