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노트북 책임디자이너로 실력발휘
HP는 파빌리온, G시리즈, ENVY시리즈 등 총 세 가지 소비자용 노트북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이 중 ENVY시리즈는 전 세계 노트북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HP가 야심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씨는 "ENVY 14는 올해 iF와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IDEA 디자인상도 최종 후보 제품에 올라 있어 세계 3대 디자인상 동시 수상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뛰어난 디자인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씨가 ENVY 14를 디자인할 때 주안점을 뒀던 컨셉트는 HP 소비자용 노트북 제품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MUSE`다. MUSE란 Materials(소재), Usability(실용도), Sensory appeal(패턴의 느낌), Experience(경험)를 의미한다.
"ENVY 14에 프리미엄의 느낌을 주는 메탈 및 합금소재, 무광의 마감재를 적용했죠. 흔히 쓰는 에칭 기술이 아니라 더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각인 방법을 써서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외관 디자인과 노트북을 열었을 때 보이는 내부 디자인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했습니다."
ENVY 14의 성공으로 HP 안에서의 위상이 확고해진 이씨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우수한 소재 기술을 가졌지만 외국에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들을 HP에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내가 소개해주는 한국 기업들을 가리켜 `secret weapon(비밀병기)`이라고 부를 정도로 한국 기업에 대한 HP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죠."
이씨는 서울예전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군복무까지 마친 `토종` 한국인. 영화 `엑소시스트`를 보고 특수분장에 관심이 생겨 미국으로 건너가 AIP(Art Institute of Pittsburg)에 입학했다. 우연히 산업디자인 과목을 수강하면서 그의 운명이 바뀌었다.
"A학점 따기가 힘들기로 유명한 과목이었는데 악바리처럼 공부해 결국 A학점을 받았어요. 그 후 담당교수가 나를 볼 때마다 산업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라고 하더라고요."
특수분장, 산업디자인 복수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한 이씨는 결국 산업디자인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RIT(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이씨는 한국의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HP와 같은 외국계 글로벌 기업에서 일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언어나 비자 문제 때문에 디자인 선진국에서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미국 기업들이 정말 채용하고 싶은 인재는 어떻게든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최고 디자인 실력과 영어 실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용환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기사입력 2011.04.11 17:17:11 | 최종수정 2011.04.12 09: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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