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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차별화된 도시 디자인, 서울서 배워라

[내 생각은…] 차별화된 도시 디자인, 서울서 배워라
 

마크 브라이텐버그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 회장전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점점 더 미래의 성장 동력인 디자인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이유는 디자인이 단지 도시 미관이나 관광 산업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도시의 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의 방침에 따라 ‘세계디자인수도(WDC)’ 프로그램은 디자인의 활용을 통한 전 세계의 도시 발전을 강조한다. 2008년 시범 도시로 선정됐던 이탈리아의 토리노시에 이어 ICSID는 서울을 2010년 초대 WDC로 선정했다.

서울이 그 자격을 얻은 것은 서울이 가장 훌륭한 도시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상적인 디자인 리더십과 디자인을 통해 사회·경제·문화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처음에 서울이 선정됐을 당시, 도시 디자인 관점에서 개선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부분이 있었다. 아름다운 한강과 남산이 특징인 서울은 유구하고 풍부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 동안 이룩된 현대화의 성과물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 당시에 서울의 도시 디자인은 인간의 감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개성 없는 회색빛 도시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지난 3년 동안 서울은 서울의 상징과 서울의 색깔, 서울의 서체를 정함으로써 새로운 도시 정체성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한강르네상스와 남산르네상스와 같은 사업을 통해 자연 환경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 도시 재디자인을 발전시켰다. 이처럼 서울은 서구화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고유의 표정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의 전통적 디자인 자산 51선과 최첨단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서울디자인자산전(Seoul Design Assets Exhibition)’은 서울 시민들에게 긍지를 갖게 해준 좋은 사례다.

디자인을 지속가능한 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도시는 대중의 참여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 이것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응용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다. 지난 3년 동안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서울디자인한마당(Seoul Design Fair)’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축제로서 한국에 디자인 서울의 잠재력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기회였다.

서울은 삶의 질을 소홀히 했던 과거의 ‘성장제일주의’에 벗어나, 디자인을 통해 더 배려하는 새로운 도시의 지평을 열었다. 이러한 변화들은 우리가 서울을 WDC로 선정했을 때, 제일 먼저 기대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최근에 서울시가 꾸준히 이룩해 놓은 성과물들은 전 세계로부터 크게 인정을 받고 있으며, 서울이 올해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 지정된 사실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디자인을 통해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속적인 발전의 동력을 얻는 것은 서울이 계속해서 해나가야 할 과제이며, 전 세계의 더 많은 도시들이 배우고 따라야 하는 것이다.

[중앙일보] 입력 2010.12.04 00:14 / 수정 2010.12.04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