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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가구 업체가 호텔을 짓고, 골프대회를 연다?

인테리어 업계, 이유있는 외도

‘가구 업체가 호텔을 짓고, 골프대회를 연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 가구ㆍ인테리어 소품 전문업체 까사미아는 서울 강남 신사동 한남대로 부근에서 호텔 리모델링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이곳은 1980년대에 지어진 ‘뉴삼화관광호텔’이 있던 자리로 까사미아는 지난 2006년 200억원을 주고 이 호텔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기존의 뉴삼화관광호텔은 지상 4층짜리 규모였으나 리모델링 후엔 6층 규모로 탈바꿈한다”며 “내부는 60개의 객실로 구성되며 바로 옆에 위치한 압구정 까사미아의 직영매장인 9층짜리 살림빌딩과 연계해 복합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업체들의 ‘이유있는 외도’가 활발하다.

얼핏 관련 없는 분야로 진출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각 기업이 갖고 있는 경영능력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기존 사업부문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까사미아는 호텔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지하 1층과 지상 1, 2층 절반은 종합 인테리어 매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간에 까사미아의 가구ㆍ인테리어 제품을 진열하고, 직접 판매도 하면서 ‘홍보’와 ‘매출신장’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둔다는 전략이다.
    

주방가구 전문업체 넵스는 관련업계 최초로 국내 여자 프로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골프대회의 정식명칭은 ‘넵스 마스터피스’로 골프 대회를 하나의 예술품(마스터피스ㆍMasterpiece)으로 승화시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예술과 문화,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넵스의 경영이념이 반영된 결과다.

넵스 마스터피스는 기업이 문화와 예술, 체육활동 등에 후원하는 것을 통칭하는 메세나(Mecenat)적 측면 외에도 기존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자연스러운 홍보효과와 수익 증대라는 긍정적 결과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회 기간 중 골프장 내에는 국내 컨템퍼러리 미술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 갤러리가 운영되며 골프 대회가 막을 내린 후에는 이 작품들이 서울 강남에 위치한 넵스의 전시장 넵스페이스로 옮겨져 다시 한번 전시회가 열린다. 넵스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넵스의 사업분야 중 하나인 넵스페이스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효과적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넵스 마스터피스는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제주도 더 클래식 골프&리조트에서 열린다. 총 4라운드가 진행되며 상금은 지난 대회 때보다 1억원 증액된 총 6억원이다.

정해상 넵스 대표이사는 “‘넵스 마스터피스 2010’ 준비에 물심양면으로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더욱 알차고 풍성한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갤러리로얄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전경>

욕실전문기업 로얄&컴퍼니는 강남 논현동에서 레스토랑과 와인바를 운영 중이다.

로얄&컴퍼니의 쇼룸 겸 문화공간인 갤러리로얄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70석 규모로 평일 런치타임에도 예약이 필수일 정도로 인기가 높고 빈티지, 앤티크 명품 가구 등으로 꾸며진 와인바는 아트갤러리와 연계돼 각종 전시회와 강연이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품을 구경하고 구입하러 온 손님들이 갤러리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하고 차도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음으로써 ‘로얄&컴퍼니=예술문화기업’이라는 등립을 성립시키는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제품이라는 1차적 목적으로 고객을 끌어모은 뒤 그 속에서 다시 2차적 수익을 창출해내는, 똑똑한 마케팅의 승리인 셈이다.

신아름기자 pouvoir@
기사입력 2010-08-04 08:29:25  l〈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