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시각

포항시-구미시, '삼족오'를 잡아라…경쟁 '후끈'

구미시, 역사문화 브랜드화 선언 vs 포항시, 상표권 출원    


고구려의 상징새로 잘 알려진 상상의 새 '삼족오(三足烏)'를 브랜드화하려는 포항시와 구미시의 경쟁이 뜨겁다.

테마가 있는 뉴스Why뉴스최승진 포인트 뉴스해운대 아이파크 건설현장서 인부 3명 추락 사망낙산 바다에서 판소리 · 민요 즐겨요독재시절, '촛불 켜들고 미술전 관람'구미시는 지난달 삼족오를 '역사문화 브랜드'로 '삼족오'를 선정했고 이에 앞서 남유진 구미시장은 민선5기 취임식 때 삼족오를 구미의 상징물로 만들기 위해 명칭 선포식을 하기도 했다.

신라 불교의 최초 전래지인 구미의 역사적 정체성을 정립하고 도시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 취지이다.

특히, 지역 랜드마크인 금오(金烏)산의 금오는 금 까마귀로 예로부터 태양 속에 사는 세 발 달린 상상의 새로 삼족오를 가리킨다는 역사적 배경을 들며 브랜드화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구미시는 삼족오를 브랜드화 해 산업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역사문화 고장의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상징조형물이나 도시디자인 등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제1회 삼족오아시아연극제'도 개최해 삼족오 홍보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박승호 포항시장이 최근 삼족오를 관광상품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시는 "예로부터 일월(日月)의 고장이자 연오랑 세오녀 일월신화의 탄생지인 포항이 '해맞이의 성지'이자 '해와 달의 고장'으로 즉, 태양이 양(陽)이고 3이 양수(陽數)이므로 자연스레 태양에 사는 까마귀의 발도 3개라고 여겨 삼족오와 역사적 관련성이 깊다"는 배경을 내세우며 도시 브랜드화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홍보하기 위해 최근 개최된 경북도민체전, 포항국제불빛축제, 전국해양스포츠제전 등 3대 행사에 전직원이 삼족오 문양의 링타이를 착용토록 했다.

이처럼 두 도시간의 삼족오 '쟁탈(?)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주위에서는 오랫동안 경쟁도시에서 동반자적 도시로 어깨를 나란히 해 온 '상생'에 금이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포항시가 최근 삼족오를 상표권까지 출원한데 이어 상표권이 등록되는 1년 뒤부터는 다양한 분야에 이를 활용하기로 해 두 지자체간 '상표권 분쟁' 소지마저 낳고 있다.

특히, 두 지역의 삼족오 선정 배경도 억지로 끼워맞추기한 것 같아 석연치 않은 감을 주고 있다.

구미에서는 고구려의 영토가 된 적이 없어 타당하지 않다는 반대논리가 있는가 하면, 포항에서도 삼족오는 포항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도시들이 서로 상징물로 이용하는 만큼 생뚱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역사적 실재가 아닌 설화인데다 문화유산이 남아 있지 않아 막대한 예산을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데 실효성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때문에 선정과정에서 폭넓은 시민의견을 반영하고 선정물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항CBS 박정노 기자 jnpark@cbs.co.kr
노컷뉴스 | 2010-07-27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