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환경

[세계의 도시철도 디자인 탐방] 01 요코하마

- 시간을 공간으로 표현하기,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선 지하철역사 디자인 -
새롭게 단장한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승강장 보신 적 있나요?

5678서울도시철도에서는 고객이 행복한 공간디자인, 정보가 흐르는 공간디자인, 안전하고 편리한 디자인을 지하철 공간에 적용해 시민들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5678호선 역사공간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좋은 공간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출발은 어떤 디자인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공간에 담을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라고 합니다. 어떤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5,6,7,8호선 역사에 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세계 도시의 지하철 역사 디자인을 배워가고자 합니다. 행복미소 독자여러분들과 함께 우리에게 맞는 지하철 디자인을 고민해보고 최적의 디자인을 찾아내고자 합니다.

새로이 만든 칼럼 ‘세계의 도시철도 디자인 탐방’ 에서는 최성호 한양사이버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 교수가 소개하는 세계 도시의 지하철 역사 디자인 10편이 연재됩니다. 최성호 교수가 전해주는 공공디자인 분야와 세계 도시의 지하철 디자인 이야기, 4월호에서 그 첫 시작으로 일본 요코하마 지하철로 출발해볼까요?

세계의 도시철도 디자인 탐방 싣는 순서

01. 요코하마
02. 런던
03. 빌바오
04. 후쿠오카
05. 파리
06. 도쿄
07. 베이징, 홍콩, 센젠, 상하이
08. 바르셀로나
09. 오사카
10. 로테르담

요코하마


요코하마
                                                       

세계적으로 도시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꼭 거론되는 곳 중 하나가 요코하마이다. 요코하마는 1859년 일본 최초로 서양식 문물을 받아들인 개항도시이면서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잘 보존된 역사적 유산들과 함께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로 대변되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과 이를 가꾸려는 공공디자인이 세계적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랜드마크타워, 거대쇼핑몰인 퀸즈스퀘어, 요코하마미술관, 오산바시페리터미널, 미나토미라이선 지하철 건설 등이 항구를 의미하는 '미나토(みなと)'와 미래를 의미하는 '미라이(みらい)'가 합성된 용어인 미나토미라이 개발의 연속선상에 있다.


요코하마를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오산바시여객터미널

지하철 미나토미라이선은 요코하마와 도쿄를 잇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미나토미라이 개발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2004년 오픈되었고 총 5개의 역사로 이루어져 있다. 요코하마의 도시디자인 목표가 ‘역사와 미래의 공존’ 그리고 ‘보행자 중심’인 것처럼 지하철디자인 역시 과거 개항도시로서의 역사와 발전하는 현재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하공간이 얼마나 쾌적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5개 역사 중 가장 첫 번째인 신다카시마역(新高島)은 지하 5층으로 구성된 매우 깊은 정거장이다. 신다카시마역은 바닷가에 위치한 동시에 지속적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이기 때문에 미래지향적 도시와 심해라고 하는 개념의 조화에 중심을 두었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깊은 심해로부터 지상 상층부로 올라오면서 전체공간이 서서히 밝아지는 밝기의 변화에 의해 공간체험이 되도록 설계되었다.
 


신다카시마역 - 승강장은 깊은 바다를 상징하는 짙은 회색이며,
지하 2층은 중명도의 회색, 지하 1층은 흰 벽으로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공간이 밝아진다.


미나토미라이역(みなとみらい)은 퍼시픽요코하마, 퀸즈스퀘어 등의 상업시설을 비롯해 랜드마크타워, 국제회의장과 전시홀, 요코하마 미술관 등의 문화시설이 연계된 미나토미라이 21 중앙지구에 놓여있다. 특히 상업공간인 퀸즈스퀘어와 역은 하나의 통합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하 약 23m 깊이의 승강장까지 뚫려있는 구조로 승강장의 끝부분에서 보면 자연채광이 들어가도록 설계되어 있고 승강장에서 위층의 공간까지 시각적으로도 개방되어 있다. 공간의 주제는 ‘배’를 모티브로 하였고 특히 대합실 부분에서 기둥이 전혀 없이 9m에 이르는 광폭의 라운드형 천장과 하얀 벽은 거대한 배의 구조를 연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문화와 상업의 중심지에 위치한 역의 특성상 개찰구 공간은 영상과 미디어를 결합한 공간구성을 통해 지역정보와 예술, 이벤트가 결합된 공간을 조성하여 종합적으로 하나의 갤러리와 같은 공간연출을 지향하고 있다.

미나토미라이역 -지하3층으로부터 지하2층으로 연결되는 공간 중 일부가 뚫려서
다채로운 색채의 파이프들이 천장의 포인트 요소로 쓰이면서 공간의 활력을 만들어주고 있다.

바샤미치역(馬車道)은 지리적으로 미나토미라이 지구와 아카랜카 창고와 같은 역사적 지구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바샤미치는 1872년 일본에서 처음 가스등이 설치되었던 곳이다. 때문에 이 역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대비, 그리고 융합이 디자인의 전반적인 테마로 사용되었다. 이 역에서 과거의 상징성은 마감재인 벽돌로 표출되었으며, 승강장에서 대합실까지 벽면을 모두 벽돌로 쌓는 독특한 기법이 사용되었다. 또한 바샤미치역은 역 주변의 구획정리사업과 연동되어 있었기 때문에 5개 정거장 중 가장 큰 용적률을 가지게 되었고, 개찰구 주변에 3개의 큰 상부오픈공간을 가지고 있다. 넓은 오픈공간 덕분에 이 정거장은 거리음악연주나 시낭송과 같은 각종 이벤트, 그리고 만남의 공간이 형성되고 있다. 
 


바샤미치역 - 근대건축물의 일부인 듯한 높은 벽돌벽과 해체된
요코하마은행 본점에 실제 있었던 금속문과 손잡이들이 전시되고 있다.

니혼오도리역(日本大通リ)은 일본 최초의 도시계획 도로인 니혼오도리를 중심으로 인근에 가나가와현청, 요코하마 세관, 요코하마 개항기념회관, 구 요코하마 상공장려관 등을 비롯한 많은 근대건축군이 산재하고 있는 역사적 숨결의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주변의 맥락을 따라 장소성을 구현하기 위해, 역사적 건축물을 체험하는 듯한 공간연출 기법을 사용하여 승강장은 내부공간, 대합실은 외부공간을 상징토록 정거장이 계획되었다. 그리고 이동 동선 공간은 금속과 유리를 사용하여 포스트모던의 조형언어를 통해 과거와 조응하도록 디자인되었다. 5개의 역 중 유일하게 기존 도로의 바로 밑에 만들어져 구조상 상부오픈공간이 없고 지하3층으로 구성된 일반적 지하철 정거장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노선의 구상단계에서는 인접한 현청 정원에 선큰가든과 지하철역을 일체화하여 도입하는 방안이 있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고 한다.


 니혼오도리역 - 근대건축에서 보이는 아르데코적 표현체계들을 은유해서 보여주고 있다.

모토마치․주카가이역(元町・中華街)은 일본 최대규모의 차이나타운과 모토마치 상점가, 야마시타 공원, 항구가 보이는 언덕공원, 유럽마을 등으로 인해 내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 역은 도요 이토(伊東豊雄, Toyo Ito)의 디자인으로, 공간의 표층을 덮은 그래픽적 표현이 특징적이다. 이 역은 요코하마의 개항과 풍물을 방문객들에게 소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어 전반적으로 밝고 정연한 이미지의 공간에 부드럽고 밝은 흑백으로 표현된, 역사적 풍경의 그래픽적 공간이 연출되고 있다. 승강장의 벽면과 천장에는 거리의 풍경이, 대합실에는 인물과 도구가 표현되어 있다.


모토마치/주카가이역 - 19세기 후반의 역 주변을 촬영한
오래된 흑백 풍물 그림엽서를 기초로 도트프린팅을 보여주고 있다.

미나토미라이선은 지하철역사 디자인 측면에서 각기 다른 지리적 위치와 역사성을 어떻게 일관된 원칙으로 반영할지 잘 보여주고 있다. 신다카시마역과 미나토미라이역처럼 미나토미라이21 지구에 속하는 2개역은 요코하마의 바다와 배를 모티브로 항구도시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공간구성과 세부디자인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청각적으로도 이 두 개의 역사에서는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와 달리 역사적 도심부지역의 나머지 3개역은 대체로 근대건축과 도시풍경이라고 하는 관점을 공간 내에서 재현하여 생활사 박물관과 같은 느낌을 창출함으로써 개항도시 요코하마의 역사성을 관광 자원화하여 개발요소로 접근하고 있다.

공간의 세부디자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공간의 모든 조명은 간접조명을 원칙으로 조명을 계획하고 있어 매우 차분하고 부드럽다. 우리의 지하철역사 공간이 대개 직접조명으로 계획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안정적인 공간경험이 이루어진다. 시설요소 측면에서도 크게 게시판과 광고물의 통합과 규격화, 방재시설의 통합, 각종 기능시설의 통합 등이 일관되게 이루어지고 있다. 동시에 벤치와 같은 편의시설은 5개 역사가 각기 다르게 계획되고, 예술벤치라고 불릴 만큼 독자성과 재미있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사진7) 또 정보의 효율적 전달이라는 측면에서의 적절한 디자인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비상대피 안내사인을 비롯해 승강장에서의 기능별 색채구분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사진8) (사진9) 역명표시같은 경우도 한 영역에 일어와 외국어를 모두 병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기둥 당 하나의 역명만 게시하되 일본어, 영어를 번갈아 게시하는 형태를 취함으로써 전체적인 정보량은 줄이되 가독성은 확보하는 합리성을 구현하고 있다.


승강장 벤치 - 각 승강장에 어울리는 소재와 형식을 감안, 각각의 독특한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 


비상대피안내도 - 비상시에 입체로 그려진 복잡한 피난안내도를 보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착안, 본인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로 나가는 방법만 파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승강장 사인의 구성원칙 - 승강장 내에는 출구정보를 알리는 ‘노란색’이 가장 먼저 전체를 지배하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 위치를 알리는 보조사인이 ‘흰색’으로 소량 부착되는 형식으로 정확한 위계를 가지고 있다.

역사도시이면서 사회경제의 중심지인 서울의 지하철이 가야할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선의 시간을 공간으로 해석해 표현한 디자인 접근방식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글/ 사진 최성호  한양사이버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 교수

최성호 교수 약력
-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학 학사
- 홍익대학교, 서울대학교 공간디자인학 석사
- 한양대학교 디자인학 박사수료
- 한양사이버대학교 연구학생처장
- (사)한국공공디자인학회 부회장
- 서울디자인위원회 위원
- 혁신도시 공공디자인 기본계획 총괄연구원
- 하남미사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총괄MP
-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환경개선사업MP

[출처] [세계의 도시철도 디자인 탐방] 01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선 지하철역사 디자인 |작성자 TopG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