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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北 선전포스터와 피자의 공존… ' 파격'의 이면

'아토마우스' 화가 이동기 개인전
 


만화 주인공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합성한 캐릭터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화가 이동기(43)가 24일까지 일정으로 청담동 갤러리2에서 2년만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이동기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아토마우스가 해체되거나 아예 사라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작품 '스모킹'은 일그러진 얼굴의 아토마우스 입에서 뿜어나온 담배연기가 마치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회화와 같은 형태로 펼쳐진다. 예전 아토마우스 작업이 추상적으로 변모하는 중간단계를 보여준다.

신작은 북한의 선전포스터에서 따온 젊은 김일성의 이미지와 피자 가게의 전단지가 섞인 '혁명', 빛나는 다이아몬드와 각종 브랜드 로고가 공존하는 '헐리우드', 이집트 스핑크스와 미국 F14 전투기 도면을 결합한 '스핑크스' 등 전혀 새로운 스타일이다. 아토마우스가 없는 대신 작가가 일상 속에서 낙서처럼 무의식적으로 그린 각종 이미지들이 분할된 화면 속에 뒤섞여 등장한다. 일견 화면이 너무 복잡하다.

작가는 "전시의 키워드 중 하나가 '복잡성(complexity)'인데 초창기부터 진행해온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을 이번에는 더 다양하게 섞고 배합했다"며 "개념미술이나 미니멀리즘 등 다른 요소를 제거하고 본질만 남긴 '환원주의'의 현대미술과는 다른 식의 접근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인간의 뇌를 분석하는 '브레인 스캔'이나 기계만큼 복잡한 내장 구조를 그린 '이너 스페이스'는 전시 주제를 특히 드러나게 한다.

파격적인 변화를 꾀했지만 1993년부터 계속해 온 아토마우스 작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며 이번에는 다른 면을 보이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02)3448-2112

조상인기자 ccsi@sed.co.kr
서울경제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0/07/04 18: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