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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B2B 제품들에 부는 '디자인 바람'

가로등은 주황색이다. 사무실의 복합기는 회색이다. 차별성 없는 디자인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B2B 제품들의 디자인 약진이 시작됐다. 애플의 아이폰을 연상시키는 모던한 디자인의 복합기, 은은한 화이트 조명의 큐브형 가로등 등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공간미학을 추구하며 기능성과 디자인까지 똑 부러지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사무기기, 의료기기, 공공시설물 등에도 디자인 B2B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제품은 실용성은 기본으로, 세계 유수의 디자인 상에서도 좋은 실적을 내는 등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사무실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육중하고 칙칙한 기계.’ 사무실 복합기를 떠올렸을 때 드는 생각이다. 하지만 신도리코(대표 우석형)는 최근 모던함을 갖춘 글로벌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며 복합기의 편견을 깨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도리코의 복합기 M400은 기존 복합기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 아담한 크기를 자랑하며, 블랙 앤 화이트 컬러 컨셉으로 세련된 IT 기기 느낌을 준다. 특히 사용자들이 자주 마주하게 되는 조작패널도 각종 기능을 시각화한 심플한 버튼으로 대체해 깔끔함을 더했다. 특히 M400은 지난 해부터 독일의 레드닷 어워즈 2011, iF디자인 어워드 2012, 미국의 굿 디자인 어워즈 2011 등에서 수상해 뛰어난 디자인 완성도를 인정 받고 있다.

딱딱하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병원장비들도 환골탈태 하고 있다. 최근 iF디자인 어워드 2012에서 금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중대형 병원용 디지털 엑스레이 ‘XGEO GC80’은 환자를 배려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환자가 휠체어에 앉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등 사용자에게 편안함을 주는 설계가 인상적이다. 환자와 기술자는 검사 절차에 맞게 기계의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또한 기계는 환자와 부딪치는걸 막기 위해 통합적인 센서도 구축하고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가로등, 페인트 칠이 벗겨져 녹이 슨 자전거 보관소 등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공간에도 디자인이 가미된다면 어떨까. 포스코LED는 레고 블록처럼 합체와 분리가 가능한 도로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큐브플러스’를 선보이며 전형적인 가로등 디자인에서 벗어났다. 큐브플러스는 원소스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컨셉으로 가로등, 보안등, 투광등 등 사용목적에 따라 레고블럭처럼 엔진을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한화건설의 아파트 공용자전거 보관소 ‘그린바이크 스테이션’은 친환경적인 설계와 편의성이 돋보인다. 외곽벽면을 둥근 곡면 모형으로 땅의 물이 수증기로, 수증기가 다시 비로 순환하는 자연의 모습을 표현했고, 벽과 천장, 벤치를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 입주민들의 쾌적한 쉼터 역할도 한다. 또 두 대의 자전거를 연결해 가상의 경주게임을 즐기고, 이를 통해 생산된 전기로는 경관조명을 밝히고 휴대폰 충전도 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다양한 B2B 제품들의 디자인 약진에 대해 신도리코의 이철우 홍보실장은 “최근 현대인들은 활동하는 공간이 다양해지고, 디자인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다.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제품이 디자인적으로도 뛰어날 때 제품에 대한 만족감은 더 커진다”고 분석하며, “복합기를 비롯해 실용성만을 강조하던 생활 속 B2B 제품들도 디자인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B2B 제품들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목] 생활 [분야] 생활/문화일반 [작성자] 편집국 [작성일] 2012.02.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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