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환경

이탈리아 디자인이 왜 특별하냐고?

[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 이탈리아 실험적인 가구 브랜드, 에드라
- 아트 디렉터 마시모 모로찌와 각국 쇼룸을 통해 브랜드를 읽는다  


에드라(Edra)는 실험적인 디자인과 섬세한 기술이 접목한 이탈리아 대표 가구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일 년 전, 이 에드라의 아트 디렉터 마시모 모로찌(Massimo Morozzi)를 만난 적이 있다. 그를 상징하는 빨간색 안경테와 흰 셔츠, 검정색 재킷과 청바지 차림이었다. 그는 이러한 옷차림을 즐기는 것 같았다. 다양한 시간,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여러 컷 모아 놓고 보면 마치 그 시공간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 것 같은 즐거운 현기증이 인다.

그가 긴 다리를 꼬고 앉아 에드라, 이탈리아 가구 공정 시스템에 관해 설명해주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이탈리아 시스템을 ‘소규모 기업 시스템’과 같다고 소개하던 그는 이탈리아 지역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설명했었다. 소속되었지만 또 소속되지 않은 지역 내 개인, 공방 등의 작은 단위가 유기적으로 제작에 참여한다는 것. 결국 “기술은 복제 가능하지만 지역 전체를 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탈리아 디자인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형식이 디자인의 특징을 대변할 수도 있다는 말로 들렸다.

▲ 좌측에서 네 번째, 마시모 모로찌


▲ 자료 사진에서 보이는 마시모 모로찌들 

마시모 모로찌는 자신의 디자인에 철학이 없다고 했다. 제품 디자인은 각각이 하나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것일 뿐이라고. 그러니 누가 어떤 마음으로 생활에 어떻게 녹여 사용할 것인지, 긍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불어넣을 것인지에 관해서나 고민한다고 했다. ‘디자인 철학’이라는 음절 안에 집약해 넣기에는 질문 자체가 하나의 답습일 뿐. 그는 적절한 대꾸를 한 셈이다.

그리고 체 게바라의 가죽 재킷을 열 올려 설명했었다. ‘디자인을 사고 누리는 것’에 관한 이야기였다. “가게를 돌다 가죽 재킷을 하나 발견했다. 체 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할 때, 이 재킷을 입고 달렸을 것이다. 사실 이 가죽 재킷은 너무 무겁고, 난 무거운 옷을 입을 만큼 건장하지도 않을뿐더러 적절한 자리도 없을 테지만 나는 기꺼이 구입했다. 살아 있는 동안 잘해야 두 번, 잘하면 세 번은 입을 수 있으려나? 그러나 나는 늘 생각한다. 그걸 입을 때 내가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그리고 그는 덧붙여 말했었다. “디자인을 누리는 즐거움, 럭셔리라는 것 또한 이런 맥락이 아닌가”하고.

여기, 그가 속한 에드라의 각국 쇼룸 사진이 있다. 현재 에드라 매장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다. 보면 각 나라, 도시별로 에드라를 전시해 둔 것이 각양각색이다. 각기 어떻게 에드라의 디자인을 누리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탈리아 디자인 에드라를 살필 수도 있을 것이다.

채정선 기자 est@

최종수정 2011.12.19 09:00기사입력 2011.12.19 09:00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