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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디자인 大家 3인방 인터뷰…디자인은 환자 치료도 돕는다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리뷰 ◆

(왼쪽부터) 크레이그 와이트먼, 조엘 타워스, 빌 모그리지

"디자이너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디자이너는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한 객관적인 결과를 토대로 직관과 감성을 불어넣어야 혁신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제12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세계적인 디자인 대가 3인방의 공통된 의견이다. 매일경제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디자인한 빌 모그리지 IDEO 창립자(현 쿠퍼-휴잇 국립디자인박물관장), 세계 3대 디자인스쿨인 파슨스스쿨의 조엘 타워스 학장,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인컨설팅업체 키네어 듀포트의 크레이그 와이트먼 수석디자이너 등을 세계지식포럼 현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대가들은 디자인에서도 혁신이 핵심 요소고 이를 이루기 위해선 객관적인 시장 분석과 직관력을 통해 혁신을 추구할 것을 주문했다. 모그리지 관장은 디자인 혁신 과정을 △모방 △더 나은 버전으로의 향상 △진정한 혁신 등 세 가지 단계로 설명했다. 그는 창조를 위해선 기존 제품에 대한 진화적 접근이 필요하고, 업그레이드된 상품으로 바뀌는 순간 비로소 혁신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직관을 키우는 일이란 바다 아래 숨겨진 보물을 찾는 과정"이라며 "지극히 주관적이거나 감정적인 생각이라도 디자인에 반영하려고 든다면 혁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그리지 관장은 1990년대 이건희 삼성 회장이 그룹 내 대대적인 디자인 혁신 프로젝트를 펼칠 때 동참한 바 있는 디자인 구루다.

타워스 학장 역시 디자이너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디자이너는 탁월한 혁신가가 돼야 하고, 최근 타계한 스티브 잡스가 그 예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슨스스쿨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것은 바로 창의성"이라고 말해 디자이너의 첫 번째 자질로 창의성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타고나는 창의성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 달성되는 창의성을 강조했다. 파슨스스쿨은 마크 제이컵스, 도나 카란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는 물론 국내에도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패션계 리더들을 배출했다.

와이트먼 수석디자이너는 디자인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어 산업 간 융합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최근 관심을 두는 영역은 고령화가 찾아오면서 유망시되는 헬스케어 부문. 키네어 듀포트는 최근 감각적인 디자인이 결합된 혈당계, 혈압계, 인슐린펌프 등 의료기기를 생산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더 나은 디자인 제품에 환자가 호감을 보인다면 그 자체로도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라며 디자인을 겸비한 의료기기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덕식 기자 / 조진형 기자]

기사입력 2011.10.25 17:53:24 | 최종수정 2011.10.25 18: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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