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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Keith Harring

천재작가는 아기와 개로 세상과 통했다  


전시회 사이트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개막한 `팝아트 슈퍼스타 키스 해링 전`은 요절한 천재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 15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장 입구 주변에는 키스 해링 작품 이미지를 입힌 마티즈 차량 3대와 자전거가 설치돼 `대중과 소통`을 강조한 작가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키스 해링 사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전시의 관람 키워드를 짚어봤다. 
 
16일 "팝아트 슈퍼스타 키스 해링 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담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사회성

= 비트가 강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제1전시실은 사회에 대한 작가의 강한 관심을 나타내주는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남아프리카에 자유를`이라는 작품은 뱀이 사람 목을 조르는 이미지를 담았다. 비행접시 2대가 이집트 피라미드를 공격하고 옆에 있던 임신부가 놀라는 장면을 그린 `무제`라는 작품도 기술이 인류 문명을 파괴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블랙라이트 아래 빛을 내는 형광 물감을 이용해 작업한 것으로 전시실에는 조명이 설치돼 있어 작품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 가정 출신인 해링은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1982년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열린 반핵 시위 포스터를 비롯해 1985년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포스터를 만들었다. 기술문명이 인류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메시지는 제5전시실에 전시된 `종말` 연작에서도 나타난다.

사회 비주류인 동성애자로서 그는 사람들을 성별이나 나이로 구분하지 않았다. 그가 그린 여러 사람 이미지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또 나이를 분간할 수 없도록 그렸다. 성과 인종, 나이에 상관없이 소통하는 사회를 꿈꿨기 때문이다.

◆ 앤디 워홀의 흔적 
 
= 제2전시실은 키스 해링과 앤디 워홀 간 특별한 인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해링은 앤디 워홀을 위해 `앤디 마우스`라는 연작을 창안했다. 앤디 마우스 모습은 미키 마우스의 큰 귀에 앤디 워홀을 상기시키는 선글라스와 가발을 착용했다.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인 미키 마우스와 대중문화 모방을 통해 `팝아트(Pop art)`라는 새로운 미술 장르를 개척한 앤디 워홀에 대한 찬사가 느껴진다.

둘은 나이 차이가 서른 살이나 났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가까운 친구였다. 워홀은 키스 해링이라는 젊은 작가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었으며 해링에게 워홀은 `거대한 산이자 멘토`였다.

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에 동성애자, 젊어서부터 유명했다는 공통점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앤디 워홀이 대중문화 스타와 미국 소비주의를 모방하고 비틀어서 표현했다면 키스 해링은 자신만의 이미지와 언어를 갖고 있다고 비평가들은 말한다.

키스 해링 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앞에는 해링 대표 작품의 이미지와 로고를 입힌 마티즈 차량 3대가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 대중과 소통

= 제3전시실에서 제4전시실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해링 예술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뉴욕 지하철 외벽 빈 광고판에 밑그림 없이 한번에 이미지를 완성하는 사진들이 여럿 걸려 있다. 80년대 초반 지하철 퍼포먼스를 통해 해링은 예술이 소수 엘리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중을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알렸다.

이는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그는 금세 유명인이 됐다. 정식 화랑에 데뷔한 것은 그 후였다. 보통 화랑을 통해 대중과 만나는 전통적인 작가의 길을 걷지 않은 셈이다.

미술 기법 역시 대중이 쉽게 해링 그림을 가질 수 있도록 실크스크린과 동판화 등 여러 판화 기법을 활용했다. 판화는 복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제6전시실에 전시된 `팝숍` 아이콘들은 해링이 대중에게 판매한 이미지를 전시하고 있다. 팝숍은 해링이 자기 작품 이미지가 담긴 티셔츠와 장난감, 포스터 등을 판매하던 뉴욕 소호의 가게 이름이었다.

◆ 무제

= 키스 해링 전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미지는 `개`와 `기어다니는 아기` 등이다. 해링은 그 의미를 묻는 사람들에게 "개는 동물과 영혼의 대변자이고 아이는 원초적 인간의 이미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키스 해링 작품 이름은 대부분 `무제(untitled)`다. 제목이 없다는 말이다. 작품에 대한 해석과 느낌은 보는 사람 몫이라는 무언의 암시인 셈이다. 실제 작품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해링은 "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지,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 전시장 어떻게 가나 
 
키스 해링 전(6월 17일~9월 5일)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안에 위치한 소마미술관에서 열린다.

생전의 키스 해링이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한 만큼 전시 장소는 시민들의 편의성을 최우선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에서 불과 200m로 3분 거리다. 5호선 올림픽공원 3번 출구에서는 1.3㎞다. 2호선 잠실역에서 내리면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올림픽공원 남3문으로 들어오면 된다. 3시간 동안 무료 주차여서 여유 있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요금은 일반 1만2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02)3210-4555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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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해링재단 대표 줄리아 그루엔 "한국서 20주기展 감격"   

해링 생일파티 온 마돈나 `Like a virgin` 처음 불러

"키스 해링이 살아서 못 오고 작품으로 한국에 오게 됐네요. 아마 그도 무척 기뻐할 겁니다."

매일경제신문과 국민체육진흥공단 공동 주최로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서 열린 `팝아트 슈퍼스타 키스해링전` 개막식에서 만난 키스해링재단(이하 재단) 줄리아 그루엔 대표(52)는 잠시 상념에 젖었다. 키스 해링과 그는 젊은 시절 같이 작업을 했던 동료였다. "90년대 일본에서 해링 열풍이 불어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서도 전시회가 열릴 만했지만 여러 이유로 미뤄졌죠. 지금이 한국에서 키스 해링 전이 열릴 가장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

재단은 에이즈 진단을 받은 키스 해링이 숨지기 1년 전인 1989년 직접 설립했다. 해링은 전시 수익금을 에이즈 환자와 어린이재단을 위해 쓰라는 유언을 남겼고, 그 유언은 지금도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재단은 외부에서 자금을 받지 않고도 자체 수익으로 운영될 정도로 자산 건전성이 뛰어나다.

"해링이 죽기 전 6년 동안 같이 작업했어요. 우리는 배경은 달랐지만 동갑이고 서로가 보완적이었죠." 동료이자 매니저로서 그는 키스 해링이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사소한 것까지 챙겼다. "스물여섯에 만난 해링은 벌써 유명세를 얻을 때였죠. 그가 예술에 전념하는 사이 전 편지와 전화를 받고 공과금 내는 일을 했어요."

키스 해링 20주기인 올해는 더욱 바빠졌다. 전 세계에 키스 해링 작품 세계와 메시지를 알리는 일을 재단이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전시와 함께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키스 해링전을 열고 있다. 지난 21년간 27개국에서 키스 해링 전을 열었다. "해링이 데뷔한 것은 그의 예술 철학처럼 철저하게 대중과 소통을 통해서였죠. 보통 작가는 화랑을 통해 데뷔하고 대중과 나중에 만나지만 해링은 지하철에서 대중과 먼저 만난 뒤 그들과 함께 화랑에 나타났어요."

젊은 천재의 일상 생활은 어땠을까. "평소에는 놀기 좋아하고 바보짓 하는 것을 좋아했어요(He likes to be silly). 그렇지만 작업에서는 철저하고 열정이 넘쳤죠." 그는 1984년 5월 4일 키스 해링 생일 파티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무대에 마돈나가 등장해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을 불렀어요. 그 노래는 대히트를 했는데, 대중 앞에서 그 노래를 부른 것이 그때가 처음이었죠." 키스 해링은 마돈나와 엘튼 존, 데이비드 보위 등 톱 가수들과 파티를 할 정도로 가까운 관계였다.

그는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해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해링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2~3년 뒤에는 더 많은 작품으로 한국 관객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이향휘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참고 Post : http://designlib.tistory.com/entry/키스-해링의-상상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