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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기업들 폐자재로 디자인을 하다

▲ 코오롱스포츠의 낡은 의류가 야외용 방석으로 변신한 모습.

식품회사 '농심'의 라면봉지로 만든 결제판보드, 화장품회사 '아모레퍼시픽'의 남은 립스틱으로 만든 디지털액자가 들어간 입술 조형물….

이는 기업에서 생산한 상품의 폐자재로 만든 예술품이다. 어쩌면 쓰레기로 그냥 취급돼 버릴 수 있는 폐자재들에 창의적인 디자인을 불어 넣으니 새로운 생명력을 갖고 재탄생한 것 같았다.

디자인전문업체 '누브티스'는 농심, 아모레퍼시픽, 하이트 등 100대 기업과 디자이너 1000명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열어 진정한 '창의경영'을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누브티스는 알루미늄 캔 꼭지로 김연아의 스케이트를 만들어 화제를 낳은 바 있는 업체로 간판 디자이너 이경순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는 대학교수들의 추천으로 젊은 디자이너들을 다른 회사에 소개시켜주던 중 더 많은 인재들이 창의적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고안해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대우해양조선, 하이트, 농심, 아모레퍼시픽 등과 손잡고 36가지의 상품을 만들어냈다.

삼성전자의 컴퓨터 키보드 중 'Shitf' 'Home' 등 자판은 목걸이, 귀고리 등 아름다운 액세서리로 태어났다. 이 액세서리는 삼성전자를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의전용 선물로 쓰일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의 방수 등 기능성 옷감의 재고는 잔디밭에서 앉을 때 엉덩이가 젖지 않도록 하는 방석으로 변신했다.

이 밖에 대우해양조선는 폐자재인 파이프를 기하학적인 다자인의 의자로 재탄생시켜 서울 인사동 누브티스 매장 앞에 전시했다. 지나가던 행인들 혹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그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느라 항상 분주한 광경을 연출한다.

이 대표는 "쓰레기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이 아닌 그 시대를 나타내주는 트렌드"라며 "기업에서 나오는 폐자재가 새로운 상품, 홍보물 등으로 다시 태어나면 진정한 환경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아모레퍼시픽의 립스틱 폐자재로 만든 입술모양의 조형물.

그는 이어 "젊은 디자이너 인재들이 이런 기업에서 일하게 되면 고용도 안정된다"며 "그들의 넘치는 아이디어로 이목을 끌게되면 기업도 더 많은 이익창출에 도움이 되고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이미 세계적인 커피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600여명의 디자이너를 고용 중이다. 그들은 정상적인 월급을 받으면서 창의적인 디자인 활동을 자유스럽게 하고 있다. 매번 디자인을 해야하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큰 프로젝트가 발생할 때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내 세계 커피문화를 이끄는데 기여하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는 누브티스가 제안한 청바지로 만든 컵 워머(화상 입지 않도록 컵을 감싸는 것) 상품을 검토 중이다.

누브티스는 향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0대 기업과 이 프로젝트를 펼칠 것을 목표로 환경국제심포지엄 등 굵직한 행사도 펼칠 예정이다.

/happyny777@fnnews.com김은진기자

기사입력2011-09-18 18:16기사수정 2011-09-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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