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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간안내]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디자인 이야기

[Book]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디자인 이야기

<디자인과 진실>

2011년 서울의 여름은 잔혹했다. 서울 광화문과 강남 중심가에 폭우가 퍼붓자 서울 한복판이 아무런 방비도 없이 잠겨버렸다. 이때 서울을 디자인 수도로 삼겠다는 수많은 노력과 예산도 함께 잠겼다. 도시 디자인의 본질이어야 할 시민의 삶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디자인의 진실>은 본질을 외면한 디자인이 어떤 비극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인 로버트 그루딘은 잘못된 디자인은 권력의 남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권위주의와 미학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좋은 디자인이 진실을 말한다면 나쁜 디자인은 거짓을 말한다. 나쁜 디자인의 거짓말은 권력의 획득이나 남용과 관련된다."

이 책이 소개하는 '디자인 비극'의 사례는 다양하다.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뿐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의 휘황찬란한 성당, 1950년대 후반 포드의 추한 엣셀 자동차까지, 인간이 디자인한 수많은 인공물이 실제의 기능을 넘어선 과잉의 메시지를 표방한다.

이 책의 해제에서 박해천 홍익대 교수는 서울의 디자인수도가 면밀한 정책적 고려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2010년 12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계 디자인 수도 서울 국제컨퍼런스'의 개회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해 "서울의 위험 도시 이미지를 디자인으로 극복 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교수는 군사적 충돌의 위협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당사자 간의 정치적 대화를 통한 긴장완화라고 밝혔다. 그것이 문제의 본질에 충실한 행위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저자인 로버트 그루딘은 미국 오리곤 대학 영문학과 명예교수로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의 본질로 초대한다.

◇<디자인과 진실>/ 로버트 그루딘 지음/ 제현주 옮김/ 박해천 해제/ 붇돋움/ 328쪽/ 1만6800원

머니위크 문혜원 기자 기사입력 : 2011.08.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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