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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글로벌 브랜드 `Made for China` 경쟁

리바이스, 中겨냥 브랜드 '데니즌' 인기…美서 판매
에르메스, 디자인 차별화·BMW는 車 길이 늘려

프랑스의 명품 회사인 에르메스는 지난해 중국의 유명 디자이너인 장충얼과 손잡고 '상샤(上下)'라는 브랜드를 처음 내놨다. 가구 의류 장식품 보석류 등에 적용되는 상샤 브랜드는 에르메스의 기존 제품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중국인의 입맛에 맞게 전통 수공예 기술을 접목시켜 제품을 만들었다. 상하이에 매장을 갖고 있는 상샤는 현재 에르메스의 중국 시장 공략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글로벌 기업들이 에르메스처럼 중국 소비자만을 겨냥한 'Made for China' 제품(중국인을 위해 만든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의 기호와 체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세계 최대 명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잡겠다는 것이다. 리바이스는 19일 데니즌(Denizen) 브랜드를 미국 시장에 론칭한다고 발표했다. 이 브랜드는 리바이스가 처음으로 미국외 지역,특히 중국을 겨냥해 지난해 만든 브랜드다. 데니즌 제품은 기존 리바이스와는 달리 중국인의 마른 체형에 적합하도록 디자인됐다. 그러나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자 이번에 미국 시장으로 역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자동차업체들도 중국인만을 위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BMW는 '5시리즈' 차량의 길이를 더 늘린 뉴5시리즈 롱휠베이스 모델을 지난해 중국 시장에 처음 내놓았다. 몸집이 큰 차량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 자동차 1위 업체인 폭스바겐도 중국판 모델을 새로 개발하는 등 많은 업체들이 서구 시장과는 다른 중국 시장에 적합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소위 '차이나 에디션(중국판)' 한정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기업들도 많다. BMW는 지난해 호랑이 해를 기념,'M3 타이거 에디션'을 중국에서 250대 한정 판매했다. 이탈리아의 람보르기니 역시 중국 시장을 겨냥해 고급 스포츠카 '무르시엘라고 LP670-4 슈퍼벨로체'의 중국 한정판 10대를 내놨다. 벤츠 페라리 벤틀리 등 고급 승용차 업체들도 유사한 전략을 펴고 있다.

일본의 카메라업체인 캐논은 유명 영화배우 청룽(成龍)을 모델로 내세우며 중국 한정판 카메라를 판매했다. 이 카메라는 모델명과 숫자 등에 금색을 칠하고 '龍(용)' 글자 등을 새겨넣어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소비는 위축됐지만 중국은 매년 15% 이상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메이드 포 차이나 제품이 늘고 있다는 것은 세계 소비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현재 명품 소비 세계 2위국인 중국은 내년쯤 일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기사본문SNS댓글 쓰기입력: 2011-07-20 18:03 / 수정: 2011-07-21 0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