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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보내는 우표에서 갖고 싶은 우표로

발행량 감소…기념우표 비중 늘고 디자인 다양화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우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가운데 우편 요금을 대신할 목적으로 한 보통우표보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기리는 기념우표의 발행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메일과 휴대전화 등 언제 어디서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 환경이 조성되면서 우표는 남에게 전달하기 위한 '통신' 기능보다는 구매자가 직접 소유하고 감상하는 '문화'적 의미가 커져가는 것이다.

18일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보통우표 발행 비중은 지난 2005년 84.7%에서 2006년 82.9%, 2007년 77.6%, 2008년 73.9%, 2009년 59.7%, 2010년 75.3% 등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기념우표 비중은 15.3%(2005년), 17.1%(2006년), 22.4%(2007년), 26.1%(2008년), 40.3%(2009년), 24.7%(2010년)로 점차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09년은 보통우표 재고가 많아 우정사업본부가 의도적으로 발행량을 줄인 해였기 때문에 기념우표의 비중이 특히 컸다.

우정사업본부 우표과 관계자는 "우표를 우편물에 붙이는 첨부 의미가 줄어들고 있다"며 "그러나 역사와 국가의 상징물인 우표는 존속해야 하기 때문에 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편지가 통신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던 시절 사람들에게 친숙했던 보통우표는 무궁화, 태극기, 천연기념물, 국보 등이 사진과 그림 형태로 실렸다.

구매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기능적인 특징 때문인지 소유욕을 불러일으킬 만큼 예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발행되는 기념우표는 한국의 관광지 사진이나 김연아 등 동계올림픽 스타들의 사진을 싣기도 하고, 직사각형 일변도에서 벗어나 삼각형·부채꼴 등 다양한 모양으로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지난 2월22일 발행된 뽀로로 우표는 최고 히트작 중 하나다.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 등장하는 10가지 캐릭터를 주제로 만든 스티커 형식의 이 우표를 구하기 위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우체국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 우표는 400만장이나 팔릴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우정사업본부는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확정된 지난 7일 발빠르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기념우표'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우표 발행량은 2005년 2억7천583만장, 2006년 2억4천736만장, 2007년 2억1천18만장, 2008년 2억2천205만장, 2009년 1억1천720만장, 2010년 1억4천746만장으로 계속 줄고 있다.

그나마 전년보다 발행량이 많았던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 건국 및 건군 60주년, 한글학회 창립 100돌, 구세군 100주년 등 국내·외 행사가 많아 기념우표가 유난히 많이 발행됐다.

우표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취미를 가진 우취 인구도 감소 추세다. 우리나라 우취 인구는 2006년 14만4천853명, 2007년 14만5천584명, 2008년 13만610명, 2009년 12만5천105명, 2010년 12만1천73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새 우표가 발행될 때마다 일정 분량을 구입하겠다고 우체국에 신청한 등록자를 합산한 수치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우취 인구의 연령층이 고령화됐기 때문"이라며 "젊은이들은 이메일과 인터넷에 익숙하기 때문에 우표에 관심이 적다"고 설명했다.

본부는 "우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은 물론 뽀로로와 공룡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한 우표를 지속적으로 기획,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C )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입력시간 : 2011/07/18 06:25:30  수정시간 : 2011/07/20 07:5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