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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쿵푸팬더2’ 보이콧 운동 왜? ··· “미국의 명백한 문화적 침략”

쿵푸팬더2 포스터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화 '쿵푸팬더2'가 중국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31일 홍콩매체 펑황왕은 "중국 어린이날(6월1일)을 앞두고 인기리에 상영중인 영화 '쿵푸팬더2'가 중국 학자와 예술가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상영 금지를 요구하며 보이콧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베이징 대학 쿵칭둥(중국어과)교수는 "쿵푸는 본래 정신수양과 육체단련에서 나오는 신성한 무술인데 미국 영화 제작사가 이를 무시한 채 중국의 국보 1위인 팬더를 이용해 쿵푸를 폭력적인 무술로만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그는 "이는 팬더와 쿵푸를 빙자한 명백한 문화적 침략"이라며 "정부와 영화 관계자에게 보이콧을 요구한다"며 흥분했다.

팬더를 소재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 유일의 팬더 예술가 자오반디는 "미국 영화사가 중국 영화산업의 발전을 틈 타 중국의 고유 문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해 돈벌이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오반디는 잡지에 "나는 '쿵푸팬더2'를 보지 않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광고를 냈으며 유명 영화관 300곳에 영화 상영을 제지할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쿵푸팬더1'의 개봉 당시에도 이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은 "미국이 중국 문화의 원형을 약탈해 중국의 문화식민을 도모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 때 역시 판다 예술가 자오반디는 "쓰촨대지진으로 전 국민이 대지진으로 인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데 미국이 팬더와 쿵푸로 상업적 돈벌이에 나섰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 네티즌들은 덤덤한 반응이다. "영화 내용상 크게 왜곡된 것도 없는데 저런 비판을 한다면 앞으로 중국 무술을 소재로 한 영화는 보기 힘들 것"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번 기회에 자신의 이름을 알려보려는 사람인 것 같다" "저렇게 말하니 오히려 더 궁금해서 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지난 26일 중국 전역에 개봉한 '쿵푸팬더2'는 개봉 첫 주에 1억 위안(170억원)을 돌파하며 2009년 개봉한 외화 '아바타'가 세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유혜은 기자

[중앙일보] 입력 2011.06.01 09:45 / 수정 2011.06.01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