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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르까프 ‘밸런스 핏’

운동화 춘추전국시대다. 수십개의 스포츠 브랜드가 수십종의 신제품을 내놓는 요즘이다. 분류도 토닝화, 러닝화, 워킹화로 다양하다. 아무리 화려한 수식어를 달아도 이들은 결국 운동화일뿐이다. '○○화'라는 간판에 현혹되지 말고 발에 잘맞고 움직이기 편한 것을 골라야 한다는 뜻이다.

한 번은 토닝화로 유명한 모 브랜드 제품을 신었다 낭패를 본 적이 있다. 고심 끝에 구입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신발 뒤축이 무너지고 발바닥엔 통증이 찾아왔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해도 내 발에 안 맞으면 그만이다. 꽤 비싼 값을 치르고 산 그 운동화는 지금 신발장 구석에 처박혀 있다.

과도한 기능성을 자랑하는 제품일수록 구입에 신중해야 한다. 해당 제품이 내세우는 기능이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르까프가 출시한 '밸런스 핏'을 처음 접했을 때에도 비슷한 의구심이 들었다. 임산부나 관절이 약한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는 수식어는 차치하고라도 뒤틀린 골반을 잡아준다는 홍보 문구는 과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밸런스 핏은 바닥이 납작한 일반 운동화와 달리 엄지 발가락 쪽 신발 밑창을 5도 낮게, 뒤꿈치 바깥쪽 밑창을 5도 높게 만들었다. 어떤 신발이든 뒷굽 바깥쪽부터 닳는 사람이라면 밸런스 핏을 신는 것만으로 몸의 중심을 안쪽으로 모을 수 있다. 몸의 중심이 바깥과 뒤쪽으로 쏠리는 사람에게 적합한 구조인데 밸런스 핏을 신고 매장에서 15분가량 그 후엔 하루에 2시간씩 걸어봤을 때 착용감이 탁월했다. 오랜 시간 걸어도 발바닥이 아프지 않고 발목과 종아리의 붓기도 미미했다.

최근에는 신발 밑창을 독특하게 설계해 근육을 자극하는 제품이 많다. 때문에 운동 후 종아리 근육의 통증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그 불편함을 운동효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혹자는 1시간 걸을 것을 30분밖에 걷지 못하기도 한다. 밸런스 핏은 이와는 반대로 근육과 관절의 부담을 줄여줘 오랜 시간 운동할 수 있게 돕는다.

또 다른 장점은 통기성이다. 양말을 신지 않고 바로 운동화를 착용해봤는데 최대 3시간까지는 쾌적한 느낌이 지속됐다. 신발 내부에는 바이오 깔창이 있어 혈류를 증가시킨다는 것도 밸런스 핏이 내세우는 주요 기능 중 하나지만 일반인이 체험한 것으로는 입증하기 힘든 대목이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기사입력2011-05-04 17:43기사수정 2011-05-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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