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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토탈디자인지원사업 주목

중소벤처 기술에 첨단 디자인을 입히다  

 
실험대 제조 전문업체인 씨에치씨랩(CHC LAB·대표 차형철)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국내에서는 선전했지만 디자인적 요소가 부족해 해외 진출에 난항을 겪었다. 가구 디자인에는 화학물질과 관련한 제한사항이 많아 디자인으로만 접근할 수도 없었다. 대덕특구 토탈디자인지원사업에 참여한 결과, CHC LAB은 제품 생산 초기단계부터 R&D와 디자인을 연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업체는 ‘마이 룸’ 개념의 실험대를 출시하고 올해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이저 전문업체인 원테크놀로지 김종원 대표는 인테리어 소품처럼 가까이 두고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없을 지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의 토탈디자인사업 지원을 받아 모발치료기 ‘오아제(OAZE)’를 개발했다. 의료장비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데 착안, 인테리어 장식처럼 생활 속 공간을 차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식경제부(최중경 장관)에서 지원하고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이재구 이사장)가 시행하는 토탈디자인지원사업이 대덕특구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에 감초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토탈디자인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올해 들어서도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컨퍼런스콜 및 무선 스피커용 다기능 와이어리스 스피커폰’를 상품화한 이머시스는 일본 S사와 37억원의 판매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음이온 LED 스탠드’를 상품화한 블루앤은 말레이시아 A사 및 중국 B사와 73억원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머시스의 ‘컨퍼런스콜 및 무선 스피커용 다기능 와이어리스 스피커폰’의 경우 세계 3대 디자인상이라고 불리는 독일의 Reddot design award 및 미국의 CES 2011에서 디자인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블루앤의 ‘음이온 LED 스탠드’는 굿디자인 인증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디자인의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이재구 이사장은 “제품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여러 제품들이 판매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고무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며 “토탈디자인지원사업이 대덕특구 내 중소벤처기업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고 밝혔다.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는 토탈디자인사업은 특구의 우수기술을 발굴해 ‘상품화기획-디자인개발-마케팅지원’의 단계로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상품화 개발이 미흡한 벤처기업을 발굴해 기술활용과 디자인 개발 및 마케팅에 이르는 종합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제품의 기획, 디자인, 생산, 마케팅 전과정을 통합 지원한다.

최근 제품 디자인 경향은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기획단계부터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 그동안 디자인은 제품개발을 마친 뒤 단순히 제품을 포장하기 위한 개념으로 접근해 왔다. 하지만 기술 중심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첨단 기술기업일수록 R&D 기획단계부터 디자인적인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 제품개발에 적용한다.

토탈디자인사업은 제품화 기획→디자인→시제품 제작→사업화 지원 등의 단계로 진행되며, 비즈니스 모델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으로부터 디자인 지원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제품화 및 사업화 지원을 받게 된다. 이렇게 디자인이 접목돼 개발된 제품은 양산을 위한 후속 지원 및 국내외 유수기업과 연계한 마케팅 지원을 통한 사업화 지원은 물론 제품화된 아이템 특성에 맞는 마케팅 세부전략을 수립해 전시회, 광고 등을 통한 마케팅 지원도 받게 된다.

토탈디자인사업에는 세계적인 디지인 컨설팅 기업인 이노디자인이 사업 첫해인 2007년부터 올해까지 수행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난해 다담디자인어소시에이트가 합류했고, 올해는 탠저린앤파트너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지난 2007년부터 특구 내 40개 기업의 제품 디자인을 지원해 왔다.

부쩍 높아진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개최된 2011년도 토탈디자인사업 설명회에는 특구 내 산학연 기술사업화 관계자 및 디자인 전문회사 등에서 100여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열린 대덕특구 기술사업화 성과보고회에서는 종이배 모양의 욕조, 돛을 닮은 하이패스 단말기, 헬멧 같은 모발 치료기 등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은 신제품들이 전시됐다. 화이트스파의 쿠션 욕조 브랜드 ‘소프트스톤’은 종이배와 꽃잎 모양의 욕조를 각각 선보였다. 무선통신 전문기업인 에어포인트는 돛단배 또는 사각 접시를 연상케 하는 하이패스 단말기를 출시했고, 퍼티스트가 내놓은 퍼팅 연습기 ‘플레이 퍼티스트’는 우드의 라인을 응용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었다.

특구본부는 올해도 토탈디자인사업을 위해 1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며 오는 13일까지 신청접수를 통해 12개 이내 지원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재구 이사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것을 상품화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벤처기업에게 토탈디자인사업은 제품 디자인 단계부터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술력과 디자인을 결합, 시장에서 주목받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토탈디자인사업이 특구 내 벤처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형석 기자 blade31@daejonilbo.com

2011-05-04 10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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