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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이건희 회장, 정기 출근 첫 행보는 `디자인 경영`

서초사옥 디자인센터 약 50분 가까이 둘러봐
밀라노 가구박람회 등 깊은 관심..디자인 혁신 강조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6일부터 사실상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정기 출근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각 사업부장들과 식사를 마친 후, 서초사옥 10층에 있는 디자인센터를 오랫동안 둘러봤다.

약 50분 가까이 디자인센터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순택 그룹 미래전략실장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동행했다.

서초사옥에 있는 디자인센터는 7층부터 18층까지를 모두 사용한다. 19층 일부도 디자인센터다. 디자인센터는 지난 2009년 서초사옥 첫 입주시 다른 부서를 제치고 가장 먼저 들어갔을 정도로 삼성전자 내에서는 위상이 높다. 서초사옥을 포함, 국내 디자인센터에는 약 800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 회장은 오래전부터 "디자인이 곧 경쟁력"이라고 강조해오며 '디자인 경영'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지난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렸던 `제50회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핵심 트렌드가 무엇이었는지도 보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 가구박람회는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행사.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매년 열리는 가구디자인에 참석, 어떤 디자인이 트렌드인지 반드시 파악하는 것도 이 회장의 지시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은 지난 26일부터 삼성 사내 방송을 통해 `밀라노에서 미래디자인을 만나다` 시리즈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최고 경영진부터 현장사원까지 디자인의 의미와 중요성을 새롭게 재인식하라`는 이 회장의 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05년 직접 사장단을 이끌고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둘러봤다. 여기서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나온 화두가 '밀라노 디자인 경영'이다. 삼성은 이듬해인 2006년 밀라노 전략회의를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디자인 4대 전략을 선포하면서 `제2의 디자인 혁명`을 전개했다.

당시 그는 당시 회의에서 "명실공히 월드 프리미엄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브랜드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능과 기술은 물론 감성의 벽까지 모두 넘어서야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가구는 주거 디자인의 중요한 패턴으로 건설과 전자, 패션 등과 디자인적인 흐름을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구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가장 빨리 반영하는 제품인 만큼, 세계적인 명품 가구업계들이 어떻게 유럽의 고급 취향 문화를 접목시켜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는지 최첨단 흐름을 경험해보라"고 지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Balance of Reason and Feeling`(밸런스 오브 리즌 앤드 필링)이라는 디자인 철학 아래, 사용자를 향한 디자인의 총체적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디자인센터를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겸)의 지휘 아래 외형의 차별화는 물론, 오랜 시간 우러나오는 사용의 편안함과 즐거움, 사용자의 디자인을 이어 주는 디자인 스토리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사용자를 모르면 디자인도 없다`는 모토처럼 사용자를 최우선에 둔 혁신적인 차세대 디자인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삼성 디자인은 라이프스타일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사용 환경 기반의 제품 디자인 혁신, 소재·기능·구조의 통합 디자인 그리고 경험 기반의 스마트 환경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의성 기자 es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