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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예술과 패션, 살과 옷 사이

Art & Fashion. Between Skin and Clothing
예술과 패션, 살과 옷 사이 

전시회 ‘예술과 패션, 살과 옷 사이’
photo: © Claudia Mucha, 2011

예술과 패션, 살과 옷 사이
2011년 3월 5일 – 8월 7일
볼프스부르크 미술관(Kunstmuseum Wolfsburg)
http://www.kunstmuseum-wolfsburg.de/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예술과 패션은 예사롭지 않은 시각적 발견의 현장, 진부한 미의 이상이 비판 받고 새로운 재료의 실험이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늘 만나게 된다. 패션은 우리의 현대 문화를 감각적이고 개념적인 방식으로 반영한다. 디자이너들은 1980년대 이래 의복의 한계와 그 의미를 탐구해 왔다. 볼프스부르크 미술관의 전시회 ‘예술과 패션, 살과 옷 사이’를 관통하는 테마란, 살과 옷, 육체와 의상의 상호 반영이다.

이번 전시의 핵심인 크리스토프 코펜스(Christophe Coppens), 나오미 필머(Naomi Filmer), 빅터 앤 롤프, 월터 반 베이렌동크(Walter Van Beirendonck), 안나 니콜 치셰(Anna-Nicole Ziesche), 후세인 샬라얀 등의 작품은 모두 보에이만스 판 뵈닝언 뮤지엄(Museum Boijmans Van Beuningen)의 컬렉션을 이루는 작품이다. 2009년 보에이만스 판 뵈닝언 뮤지엄을 위해 호세 퇴니선(José Teunissen)과 한 네프컨스(Han Nefkens)가 큐레이팅을 맡았던 ‘예술과 패션, 살과 옷 사이(Art & Fashion. Between Skin and Clothing)’ 전이 이번에는 호세 퇴니선과 아넬리 뤼트겐스(Annelie Lütgens)의 큐레이팅 하에 볼프스부르크 미술관으로 무대를 옮겨 새롭게 선보인다.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 ‘자기 조끼(Gilet en porceleine)’, 1989/90 가을/겨울
photo: Bob Goedewaagen

많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조각과 같은’ 도발적인 의상을 통해 몸의 곡선을 재구성하는 작업에 도전하였다. 1997년, 콤데가르송의 레이 카와쿠보(Rei Kawakubo)는 인체의 기본적인 형태를 거스르는 오목볼록한 요소들의 배치를 통해 의상을 디자인하였다. 벨기에의 패션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는 디자인과 옷감의 단계부터 완성된 의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 단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의상을 개발하였다. 또한 2000년 이후 빅터 앤 롤프와 후세인 샬라얀(Hussein Chalayan)은 인스톨레이션 작품 같은 패션쇼를 선보인 바 있다.      

빅터 앤 롤프, ‘마리나(Maryna)’
- ‘패션쇼(The Fashion Show)’ 컬렉션중,2007-2008 가을/겨울
photo: Peter Stigler, model Maryna Linchuk (DNA Models)

빅터 앤 롤프‚ ‘전기톱 학살’, 2010 봄 
photo: © Peter Stigter

패션 디자이너들은 기존의 패션 테마와 패션 시스템 전체를 재해석하기 위해, 극단적이고 일시적인 과장을 이용함으로써 패션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주기적으로 바꿔놓는다. 2007/08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듀오 빅터 앤 롤프는 캣워크 위에서 옷을 선보이는 ‘패션쇼’라는 현상을 재해석하였다. 모델들이 입고 있는 모든 의상에 자체의 조명과 사운드 시스템을 달아, 자급자족식의 패션쇼를 꾸린 것이다. 또한 ‘전기톱 학살(Chain Saw Massacre)’이라 이름 붙인 2010년 여름 컬렉션에서는 전기톱으로 일부를 도려낸 듯한 의상을 선보였다. ‘절단’에 대한 이러한 해석의 결과, 대담하면서도 희극적인 깜짝 놀랄만한 실루엣이 탄생하였다.

월터 반 베이렌동크, ‘녹색 수염(Green Beard)’
- ‘익스플리시트(eXplicit)’ 컬렉션 중, 2009 봄/여름
photo: Ronald Stoops

월터 반 베이렌동크 & 스티븐 존스(Stephen Jones), ‘꿀벌(The Bee)’
- ‘섹스광대(Sex Clown)’ 컬렉션중, 2008 여름
collection: Boijmans van Beuningen

벨기에의 패션 디자이너 월터 반 베이렌동크에게는 색상이 화려하고,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고, 색다른 디자인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컬렉션에는 진지한 정치적, 문화적 테마가 담겨 있다. 이를 테면 그는 몸의 성애화와 물신화, 정체성과 성 역할, 환경과 에너지 같은 테마를 다룬다. 특히 ‘2357, 속편(2357-The Sequel)’에서는 석관(石棺)까지 갖춘 베이렌동크 본인의 화려한 무덤을 디자인해 선보임으로써, 패션계의 스타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제기하였다.

크리스토프 코펜스, ‘사슴 케이프(Deer Cape)’
-‘드림 유어 드림(Dream Your Dream)’ 컬렉션 중, 2005 겨울 
photo: Marc Tops

루이즈 부르주아, ‘무제(Untitled)’, 2001
개인 소장품
courtesy of Hauser & Wirth and Cheim & Read
photo: Christopher Burke
© Louise Bourgeois Trust / VG Bild-Kunst, Bonn 2011

나오미 필머, ‘난초 목걸이(Orchid Neck Piece)’, 2008
photo: Naomi Filmer

이전에도 볼프스부르크 미술관은 ‘아방가르드 로브(Avantgarderobe)’처럼 스펙터클한 전시회들을 통해 예술과 패션의 관계를 자주 다뤄왔다. 1900년부터 1999년 혹은 후세인 샬라얀의 경우는 2005/06년 현재까지의 예술과 패션을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아방가르드 의상의 종착지였던 1990년대의 변화무쌍한 만화경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21세기 현재 패션계와 예술계를 넘나드는 가장 진보적인 인물 후세인 샬라얀까지 끌어들여, 형태와 몸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들을 크리스토프 코펜스, 나오미 필머의 작품과 나란히 포진시키고 있다. 또한 빅터 앤 롤프, 마르탱 마르지엘라, 월터 반 베이렌동크와 같은 오늘날 패션계의 스타들을 아우르는 한편, 아방가르드 로브 때처럼 살바도르 달리나 엘자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의 오브제들을 포함한다.

전시장의 모습
- 나오미 필머의 ‘호흡량(Atemvolumen)’은 숨을 모으고 저장하고 삼키는 모습 그리고 숨을 내쉬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Rotterdam
Foto/photo: © Claudia Mucha, 2011

전시장의 모습
Foto/photo: © Claudia Mucha,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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