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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올 여름 저절로 '저지(Jersey·가볍고 신축성 있는 옷감)'에 손이 간다

잘못 입으면 딱 '메리야스'… 재킷·조끼 등 점잖은 옷 함께 입어야 제대로 멋 내
굽 낮은 신발·샌들도 어울려

학과 성적 좋고 품행 방정하지만, 정작 인기가 별로 없는 모범생. '저지(Jersey)'란 소재가 사실 딱 이랬다.

값싸고 얇고 가볍고 촉감까지 부들부들한. 하지만 어쩐지 잘못 입으면 아저씨 아줌마처럼 보이기 쉬운 녀석. 아차 하면 메리야스 같고, 삐끗하면 '몸뻬(왜바지)'처럼 보일 수 있는 소재가 바로 저지가 아닌가.

한데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저지로 승부를 봐야겠다. 디자이너 릭 오웬스(Owens)가 내놓은 각종 저지 아이템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호주 출신 수퍼모델 미란다 커(Kerr)를 비롯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저지 스커트나 저지 원피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해서 그런 것만도 아니다. 다 제쳐놓고 요즘 정말 덥지 않나. 저지에 저절로 손이 갈 만큼.

◆'저지' 입을 땐 점잖은 옷도 함께 입으세요

저지로 만든 옷은 축축 늘어진다. 부들부들하다. 그리고 얇다. 이 옷을 대책 없이 편하게 입고 회사에 출근했다간 게으른 인상까지 줄 수 있다.

 
▲ (왼쪽 사진)저지 바지‘코데스컴바인’, 티셔츠‘지컷’, 조끼‘보브’, 샌들‘스티븐 매든’. (가운데 사진)저지원피스‘바나나리퍼블릭’, 재킷‘보브’, 샌들‘빈치스벤치’. (오른쪽 사진)저지 스커트·티셔츠‘릭 오웬스’, 조끼·가방‘엠포리오 아르마니’, 샌들‘마르니’. 모델 정유진(kplus), 헤어·메이크업=이경민 포레.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그래서 잊지 말아야 할 원칙 하나. 저지로 만든 옷엔 항상 '점잖은 옷'을 함께 입어줄 것. 전통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옷을 함께 입어주면, 너무 느슨해 보이지도 않고 멋스럽다. 가령 저지 티셔츠를 입을 땐 바지는 요즘 유행하는 허리가 높이 올라오는 하늘하늘한 소재의 턱시도 팬츠를 입는 식.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데다 차려입은 느낌도 든다. 재킷, 조끼 등과 함께 입고 신발은 운동화 대신 굽 낮은 옥스퍼드 신발이나 화려한 샌들을 신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저지 바지, 치마, 원피스 입는 공식

요즘 유행하는 저지 치마는 대부분이 길다. 발목 직전까지 내려오거나 발목 아래까지 내려오는 스타일이 대부분. 착 달라붙어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스타일이 많은 만큼 속옷에 신경 쓸 것. 신발은 집에서 입을 땐 플리플랍 같은 발등을 훤히 드러낸 낮은 굽 샌들도 괜찮지만, 출근할 때나 격식을 갖춘 모임에 나갈 때 입는다면 2~3cm 굽이 있는 '키튼 힐'을 신어도 좋다.

저지 바지를 입을 땐 웃옷을 단정하게 입을 것.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를 같이 입어도 의외로 어울린다. 티셔츠를 함께 입고 위에는 차분한 색깔의 조끼를 입어주면 제법 근사하다. 다리가 짧아 보이는 게 걱정된다면 구두 앞창과 뒷굽이 연결된 웨지힐을 신을 것. 편하면서도 키가 커 보인다.

요즘 시중에 나온 저지 원피스는 크게 두 가지 종류다. 온몸에 착 달라붙는 일자 원피스. 그리고 몸 전체에 느슨한 주름이 잡혀 있는 하늘하늘한 미니 원피스. 몸매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일자 원피스에 도전할 것. 니콜 리치, 린제이 로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요즘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 원피스 안에 얇은 면으로 된 톱을 함께 입고 그 위에 짧은 리넨 재킷이나 얇은 바이커 재킷을 입으면 허리가 높아 보여 다리가 길고 몸 전체가 늘씬해 보인다.

군살이 걱정된다면 주름 잡힌 미니원피스를 고를 것. 허리에 고무줄이 들어간 제품은 자글자글 주름이 잡혀 있어 뱃살을 가리는 데 효과적이다.

낮엔 흰색 또는 베이지색 리넨 재킷이나 조끼와 함께 입어준다. 회사에서 입기에도 적절한 차림이 된다. 저녁엔 재킷을 벗어도 좋다. 데이트하거나 놀러 가기 편한 의상으로 변신한다. 금색 목걸이나 징(스터드)이 박힌 가죽팔찌, 화려한 색깔의 뱅글과 함께 해도 돋보인다.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 입력 : 2010.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