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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제2의 교복 노스페이스 세계 2위된 사연

겨울이 되면 왼쪽가슴에 하얀 로고가 새겨진 검정색 오리털점퍼를 입은 무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명 ‘대한민국 교복’으로 불리는 노스페이스의 눕시 다운재킷이다.

눕시 재킷은 지난 1997년 처음 선보인 이후 매시즌마다 10만장 이상씩 꾸준히 팔리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제품.

이 재킷은 매시즌 출시 초반 매진된다. 똑같은 모양의 눕시 재킷을 입고 책상에 엎드려 있는 고등학교 교실 풍경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스페이스 브랜드가 아웃도어 시장을 넘어 교실을 점령한 ‘사태’에 대해 이 회사는 의아해하고 있다.

눕시 재킷 블랙 제품의 경우 어두운 색상의 교복과 무난하게 잘 어울리고 다른 제품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13만원대의 가격으로 학생들의 선호가 높다는 것이 회사측의 해석이다.

그러나 이 설명만으로 청소년들의 노스페이스에 대한 ‘충성’을 이해하기는 힘들다. 노스페이스 관계자조차 “10대들에게 이렇게 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의아하다”고 말할 정도다.

청소년을 위한 마케팅을 따로 한 것도 아니고 프로 산악인으로부터 검증받은 전문 브랜드가 패션의 유행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성과 전문성의 괴리에서 오는, 바로 이 ‘역설’이 노스페이스의 인기를 설명하는 유일한 단서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노스페이스의 상품들은 기능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산악인으로부터 검증받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시장에서 노스페이스는 ‘명품’ 반열에 올라 있는 전문 브랜드다. 제품가격도 상당히 고가이다. 바로 이 명품화된 브랜드에 대한 청소년의 선망과 자부심이 노스페이스의 대유행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교실에 불어닥친 노스페이이스 열풍은 아웃도어 시장에서 검증된 1위 브랜드의 파워가 청소년들의 구매력에 걸맞는 특정상품에 집중된 결과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노스페이스 교복화’ 현상의 진원지는 아웃도어 시장의 중심부에서 형성됐다는 얘기다.

최근 여가가 늘면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팽창과 함께 성인들의 노스페이스 구매도 눈에 띠게 늘었다.

올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3조원. 아웃도어 브랜드 대다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20% 가까이 매출이 올랐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KOFOTI)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규모는 지난 2005년 1조원, 2006년 1조2000억원, 2007년 1조5000억원, 2008년 1조 8000억원, 2009년 2조원, 2010년 3조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1위 브랜드는 단연 노스페이스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2009년 4500억원 매출을 뛰어 넘어 지난해 12월 5000억원을 달성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아웃도어업계의 주 타깃은 등산을 즐기는 40대 이상의 중년층이었다. 그러나 최근 캠핑, 바이크, 둘레길 등의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젊은층이 늘면서 고객층이 다양해 졌다.

노스페이스는 등산 뿐 아니라 바이크, 클라이밍 등의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젊은 고객을 유입해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노스페이스 창업주 더그 톰킨스는 “노스페이스 제2의 시장이 바로 한국이다. 한국은 산지가 발달해 등산을 즐겨한다고 들었다. 아마 그 때문에 노스페이스가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기자
기사입력2011-03-18 15:47기사수정 2011-03-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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