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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디자인 전성시대, 취업도 디자인하라

그야말로 디자인 시대다. 의류, 패션 산업을 넘어 상품, 서비스, 도시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은 차세대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그에 맞춰 디자인 산업에 도전하려는 취업준비생, 직장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수요에 맞춰 디자인 산업도 자체 ‘진화’하고 있다. 경영, 회계, IT, 건축 등 다양한 산업과 접목하며 융복합 디자인 시대를 준비 중이다. 정부와 관련 단체 역시 갖가지 지원 프로그램으로 차세대 디자인 리더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모르면 손해, 교육프로그램부터 자금 지원까지, 초등학생부터 실무자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디자이너 양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국내 디자인산업 인력 현실은? 양은 충분, 질은 부족 = 디자인 산업이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 디자인 산업의 갈길은 아직 멀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한해 국내에서 배출되는 디자이너는 2만5000여명. 인구 대비 수를 비교할 때 미국 3만5000~8000명, 일본 2만8000여명에 비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중국 1만여명에 비해선 오히려 월등히 높다. 하지만 세계적인 디자이너는 손에 꼽는 수준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측은 “많은 수의 디자인 전공자가 배출되지만 실제로 취업에 연결되는 비율이 높지 않은 게 문제”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이 디자인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으면서 배출 인력에 비해 채용규모가 크게 부족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기업마다 디자인 분야에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고, 디자인학과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자로 디자인 산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기업마다 디자이너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디자인진흥원 측은 “상품 외형만 꾸미는 디자인 시대는 끝났다. 이제 ‘제품을 그리는’ 디자인이 아니라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과정까지 모두 관여하는, ‘산업을 그리는’ 디자인 시대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이너 꿈꾸는 취업준비생, 졸업 전 취업도 가능 =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국내 디자인 지원 사업의 ‘컨트롤타워’다. 디자이너 취업 준비생이나 실무자 교육 지원 등도 대부분 이 곳에서 기획하고 실행한다.

특히 취업준비생 등 예비디자이너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는 ‘디자인학과 계약운영제’는 그 중 하나다. 김혜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인재육성팀장은 “대학과 기업이 협약을 체결해 현장 실습으로 학점을 인정해주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현장 경험이 필요한 취업준비생과 적은 비용부담으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서로 ‘윈ㆍ윈’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장실습은 채용으로도 이어진다. 김 팀장은 “이 제도를 통해 졸업 전 취업하는 비율이 46%에 이른다. 실무경험 뿐 아니라 채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제도”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 29개 대학과 98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디자인학과가 타학과와 통합하는 융합형 디자인 학과도 신설 중이다. 지식경제부가 선정하고 있는 융합형디자인대학으로 디자인학과와 2개 이상의 학과를 합쳐 신설 융합학과를 만드는 제도다.

한국디자인진층원 측은 “영국 등 디자인 선진국을 보면 디자인뿐 아니라 다양한 배경지식을 활용하는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같은 제품을 디자인해도 소재에 따라 다르듯 다각적인 지식을 보유하는 게 디자인 산업의 흐름”이라고 밝혔다. 2009년부터 시작해 현재 10개 대학에서 운영 중이다.

▶이미 실무자라면? 업그레이드 기회를 잡아라 = 취업준비생용 지원 사업만 있는 건 아니다. 이미 실무자로 활동 중인 취업자들도 실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디자인진흥원은 기업에서 4~5년 간 실무경험이 있는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실무디자이너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30시간에 걸쳐 교육이 진행되며, 15명 수준으로 팀을 꾸려 해외 대학, 디자인 연구소, 제조업체 등을 방문하는 해외 워크샵을 운영한다.

최근에는 주한영국문화원과 함께 해외 디자이너 4명을 초청해 전문가 강의를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김 팀장은 “디자인 분야뿐 아니라 IT, 마케팅 분야 실무자 등도 교육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디자인의 영역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차세대 디자인리더 프로그램, 디자이너 ‘新인맥’으로 각광 = 2004년부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실시하고 있는 차세대 디자인리더 육성 프로그램은 이미 140여명이 거쳐간 국내 대표적인 디자이너 육성 프로젝트다.

브리티시에어웨이의 비즈니스석을 디자인해 유명세를 떨쳤던 이돈태 영국 탠저린디자인 공동대표, 글로벌 자동차 회사 푸조의 디자인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구민철 씨 등이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차세대 디자인리더 육성 프로그램은 논문 작성, 출품 등 개인이 디자인 관련 활동 계획을 세워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최대 3000만원까지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사업 초기 경쟁률이 2대1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0대1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진흥원 측은 “선정된 디자이너끼리 모임도 활발해 디자이너 인적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고 있으며, 정부가 공인하는 차세대 디자이너인 만큼 해외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앱디자인, 건축디자인 등 다양한 산업과 접목해 디자이너의 활동 폭이 크게 늘고 있다. 전문디자이너, 세계적 디자이너를 목표로 삼는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진흥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m.com

►사진설명=최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한영국문화원과 함께 ‘인클루시브 디자인추진한 ‘인클루시브 디자인’ 해외 디자이너 초청 행사에 참석한 디자이너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 2011-03-17 0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