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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App Art … 스마트폰 갖다 대니 그림이 말을 걸어왔다

4월 15일까지 융합 주제 ‘다중감각전’… QR코드 스캔하면 해설 동영상
 

전지윤의 앱아트 ‘A Couple of Men’. 작가가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증강현실을 구현했다.
스마트 테크놀로지가 미술관에 들어왔다. 작가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앱 아트가 있는가 하면, 작품 옆 QR코드를 스캔하면 작가가 직접 작품을 해설하는 동영상도 있다. 이른바 ‘스마트 미술’이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4월 15일까지 열리는 ‘다중감각전’이다.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예술적 창의성’을 다중감각으로 정의했다. 물리학자·건축가·정신분석학자들과 워크숍을 갖고 작업한 결과를 과학기술·건축·심리라는 세 키워드로 묶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맡는 작품은 전지윤의 앱 아트 ‘A Couple of Men’이다. 한 남성의 얼굴을 클로우즈업한 패널 8장이 연속적으로 붙어있다. 여기에 미술관이 제공한 스마트폰을 들이대면 패널 안에 새로운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사실 이것이 두 남자 이야기라는 것이 드러난다. 현실과 가상현실을 결합한 복합형 가상현실 시스템인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작품이다. 관객이 보고 있는 실사영상과 3차원 가상영상이 겹쳐지면서 새 이야기가 완성된다.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작가는 “단순한 모바일 아트 아닌 앱 아트”라고 명명했다.

왕지원은 종교적 아이콘인 부처상을 전자기술과 결합시킨, 천수관음 로봇 조각을 내놓았다. 부처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겹쳐놓고, 수십 개의 기계 팔에는 센서를 달았다. 마치 사지가 절단된 것처럼, 몸통과 떨어진 기계 팔은 외부 자극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여댄다. 전자문명시대 실존의 위기를 비유하는 듯 하다.

보는 위치에 따라 이미지가 변화하는 ‘렌티큘러(lenticular) 작업’(2차원 평면에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도 있다. 이샛별의 ‘스무 개의 그림자’ 속 대형 얼굴은 관객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자화상, 토끼 가면 얼굴, 눈에 큰 꽃이 달린 기괴한 이미지로 변화해간다. 다중적 자아 이미지의 시각화다. 미술가 부인과 공학도 남편이 팀으로 일하는 채미현 & Dr. Jung은 붓 대신 순수한 빛과 에너지에서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찾은 명상적인 레이저 드로잉 회화를 선보인다.


네덜란드 화가 에셔의 비현실적 공간 그림을 실제 3차원 구조물로 재현해 건축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이문호, 로뎅의 ‘지옥의 문’을 연상시키며 작가의 왕성한 필력을 과시한 이재훈의 조각적 회화 등도 눈길을 끈다.

이재훈·김병주·사타 등은 관객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작업을 설명하는 관람객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술관은 융합형 아트 프로젝트를 온라인 공모하는 ‘온라인 아트 프로젝트 2011’도 함께 연다. ‘미술계의 슈퍼스타K’인 셈이다. ‘발상의 힘-융합으로 구현된 예술가적 창의력’이라는 주제로 공모를 받아 전문가와 일반인 심사를 거친 후, 합격자에게는 온라인 전시 및 2012년 사비나 기획전 참여기회를 제공한다. 02-736-4371.

양성희 기자 [shyang@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1.03.08 00:23 / 수정 2011.03.08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