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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중국, 디자인 `짝퉁천국` 오명 벗기 안간힘

디자인 클러스터 집중 육성    

▶ 중국 LOE디자인이 크기를 줄이고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면도기.

중국 상하이시디자인클러스터(SIDC)에 입주한 디자인 회사 `소후디자인`의 수호이청 대표(30)는 "시에서 조성해준 디자인 클러스터가 금융, 시장 정보, 지식재산권 보호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짝퉁이 아닌 중국만의 디자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이 16명인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00만위안(약 34억원). 한국에서 `잘나가는` 디자인 전문회사의 기준으로 삼는 `직원 1인당 매출 1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수호이청 대표는 "판매액의 2%를 받는 조건으로 글로벌 전동공구 유통업체와 제조업자설계생산(ODM) 계약을 체결해 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중국이 `짝퉁의 천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디자인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벤처캐피털을 한곳에 모아 디자인센터를 만들고,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디자인 클러스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가 지원하지만 클러스터 운영은 국영기관이 아니라 민간기업이나 외국기관이 하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SIDC는 상하이차가 운영 주체다.

외국 디자인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상하이 바하오차오 인큐베이터는 네덜란드 정부에 운영권을 맡겼다.

이를 통해 다수의 네덜란드계 디자인 기업이 상하이시에 진출했다.

상하이시 바하오차오 인큐베이터 관계자는 "네덜란드 디자인 기업들이 중국인을 겨냥한 디자인 개발에 나서면서 중국인 디자이너 고용도 늘리고 있다"며 "네덜란드 디자인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중국인 디자이너에게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시에는 SIDC, 바하오차오와 같은 `창의산업 클러스터`가 97곳 있다. 상하이 디자인 정책을 총괄하는 린이 상하이 경제정보화위원회 도시산업처장은 "현재 상하이 GDP에서 창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7% 수준이지만 매년 2억위안의 예산을 투자해 5년 내 창의산업 비중을 1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처럼 디자인 역량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디자인 경쟁력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 린이 처장은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디자인"이라며 "디자인이 뒷받침된 제품은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어도 여전히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염일수 LG전자 중국디자인센터장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이제 대부분 중국인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할 정도로 중국 자체 디자인 역량이 향상됐다"며 "글로벌시장에서 중국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중심이 아니라 자체 디자인 역량을 갖춘 ODM 중심 기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디자인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외국 명품 브랜드를 곧바로 모방하는 짝퉁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강력한 단속 의지에도 아직 지식재산권 보호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한다.

김남욱 KOTRA 상하이 사무소 과장은 "한국 특허청 직원 한 명이 상하이로 파견돼 상하이의 담당 공무원에게 지재권 보호를 당부하고 있지만 짝퉁의 수거ㆍ폐기 비용을 단속 요청 업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단속이 어려운 때가 많다"고 말했다.

[상하이ㆍ베이징 = 용환진 기자]

기사입력 2011.03.07 17:13:25 | 최종수정 2011.03.07 19: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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