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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편견을 깬 디자인과 아이디어의 대결

다목적 차 현대 벨로스터 vs 닛산 큐브


올해 대한민국의 거리 풍경이 좀 더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독특한 외모로 눈길을 끌 신차가 출시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현대자동차 벨로스터와 닛산 큐브. 둘은 서로 다른 별에서 온 것처럼 생김새와 성격이 세단과는 전혀 딴판이다. 하지만 공통분모도 존재한다. 벨로스터와 큐브 모두 판에 박힌 상식과 케케묵은 편견에서 자유롭다. 가격 차이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벨로스터는 좌우 대칭의 개념을 과감히 허물었다. 도어를 운전석 쪽엔 한 개, 동반석 쪽엔 두 개를 달았다. 쿠페와 세단의 두 얼굴을 지닌 셈이다. 뒷좌석 승객의 승·하차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스포츠 쿠페의 낭만을 꿈꾸지만 행여 가족이 불편할까 망설이는 가장을 포섭하기 위한 묘안이기도 하다. 닛산 큐브는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똘똘 뭉쳤다. 공간을 먼저 확보한 뒤 디자인을 다듬었다. 풍선 불 듯 차체를 구석구석 부풀렸다. 그 결과 모서리만 빼고 평평한 박스 스타일이 완성됐다. 바퀴는 차체의 네 귀퉁이로 바짝 몰아냈다. 이어서 실내의 대시보드와 도어, 시트를 납작하게 다졌다. 그래서 큐브에 타면 웃풍이 느껴질 만큼 휑하다.
 

벨로스터는 투스카니의 후속이다. 뒷바퀴 굴림 방식인 제네시스 쿠페보다 저렴하며 다루기 쉬운 스포츠 쿠페를 지향한다. 엔진은 아반떼와 같은 1.6L 직분사다. 미국 기준으로 138마력을 낸다. 변속기는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듀얼 클러치 자동 6단이다. 동력 낭비 없는 수동과 클러치 밟는 수고 없는 자동의 장점만 짝지은 첨단 변속기다. 반면 큐브는 1.8L 122마력 엔진에 무단변속기(CVT)를 물렸다. 동력 성능도 평범하다. 하지만 위트 넘치는 디자인과 실용적 쓰임새가 성능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는다. 나이와 수입에 비례해 차를 키워가는 ‘사다리 오르기’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면, 벨로스터나 큐브로 일탈을 꿈꿔볼 때다. 그런데 성향이 극과 극이어서, 둘 중 하나 고르기가 더욱 망설여진다.

중앙선데이 | 제203호 | 2011013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