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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이 포스터가 B컷에 머문 이유, “너무 야해서 안돼!”

A컷보다 관심 받는 B컷 
 
[아시아투데이=오은희 기자] 영화포스터에는 영화를 설명하거나 상상하게 하는 이야기가 들어 있어야 한다. 관객들은 포스터를 보고 그 영화가 어떤지 간을 보게 된다.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어필할 포스터 제작을 위해서 다양한 컨셉의 촬영이 필수다. 그 중에서 고르고 고른 컷이 A컷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아깝게 채택되지 못한 컷들은 B컷으로 불린다. B컷이 되는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억울한 것은 A컷으로 인정받았음도 타인의 결정에 의해 B컷으로 내려앉는 경우다. 영화등급위원회의 심의반려가 이에 해당한다.

쩨쩨한 로맨스 A컷(왼쪽), B컷(오른쪽)

영화 '쩨쩨한 로맨스'의 B컷 포스터는 주연배우인 최강희와 이선균이 너무 바짝 붙어있어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된다는 이유로 심의 반려됐다. 결국 최강희가 이선균의 머리채를 잡아 끄는 모습이 담긴 포스터가 대표 포스터로 낙점됐다. 하지만 홍보사는 반려된 미공개 B컷 포스터를 인터넷에 공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오감도 A컷(왼쪽), B컷(오른쪽;자체모자이크)

영화 '오감도'의 B컷 포스터는 젊은 여성이 올 누드로 누워 있는 모습이 너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심의 반려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 포스터는 개봉도 되기 전에 인터넷에 유출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사진 속 여성에 대한 관심도 대단했다. 이 여성은 출연 배우가 아닌 전문 모델로 알려졌다. A컷 포스터로는 배우들이 따로 찍은 사진들을 모아 모자이크처럼 붙인 컷이 낙점됐다.
 

나탈리 A컷(왼쪽), B컷(오른쪽)

영화 ‘나탈리’는 이성재의 얼굴이 나오고 박현진의 얼굴이 일부 등장하는 포스터가 대표 포스터다. 원래 박현진이 다리가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이성재가 박현진의 다리에 살포시 손을 얹고 있는 컷이 A컷이었지만 심의 반려돼 B컷으로 내려앉았다.
 

방자전 B컷

‘방자전’은 조여정이 김주혁의 몸에 올라타 있는 포스터와 누워있는 방자와 그 위로 여인의 버선발이 있는 포스터가 성행위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심의가 반려돼 B컷에 머물렀다. 대표 포스터는 조여정, 김주혁, 류승범이 한복을 입고 있는 사진으로 교체됐다.
 

로스트 맨 A컷(왼쪽), B컷(오른쪽;자체모자이크)

프랑스 영화 ‘로스트 맨’은 남녀가 나체로 포옹하고 있는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선정성을 이유로 심의 반려돼 다른 컷으로 교체됐으며 그마저도 흑백 처리되고 상체부분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말만 B컷이지 이 컷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오히려 속된 말로 B컷이 장사가 잘돼 이를 인터넷에 공개해 이슈화하는 홍보 방법이 유행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 포스터 B컷에는 서자의 설움이 서려 있다? 그것은 인터넷 세상이 펼쳐지기 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다.

<오은희 기자 dhsl0209@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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