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시/행사

색채 마술에 빠질까 디자인의 神 만날까

연말연시·방학… 놓쳐선 안될 전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유물 모아 미술관·박물관 특별전 잇따라
샤갈전, 유대인 극장 벽화 총출동
둔황전, 왕오천축국전 국내 첫선 디터 람스·상페 전시회도 눈길

조상인기자 ccsi@sed.co.kr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다시 못 올 기회'라는 말을 절감하는 요즘이다. 연말연시와 방학을 맞아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언제 또 보게 될지 모르는 귀한 작품과 유물들을 모아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전시지만 놓친다면 크게 후회할 듯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꿈과 동화를 현란한 색채로 구현한 마르크 샤갈(1887~1985)의 걸작을 모은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을 열고 있다. 세계 30여 곳에서 모아온 샤갈의 명작 160여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폭 8m의 대작을 포함한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 전작 7점이 모두 전시되기는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마르크 샤갈 '두 얼굴의 신부'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 모티브가 된 작품 '비테프스크 위에서'도 만날 수 있다. 2004년에 열려 전국 70만 명의 관객을 모았던 '샤갈전'의 출품작은 10점 뿐이고 150여점은 첫선을 보인 작품들이다. 내년 3월27일까지. 1577-8968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신라 고승 혜초(慧超ㆍ704~787)가 727년에 쓴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여행기인 '왕오천축국전'을 1,300여년만에 고국에서 처음 전시 중이다. 왕오천축국전은 중국으로 흘러들어가 1900년 중국 둔황의 막고굴 내 석실에서 수많은 고문서들과 함께 발견됐다. 이후 프랑스 동양학자 폴 펠리오가 6,000여 점의 중요 문서를 헐값에 구입했고 왕오천축국전은 이 때 프랑스로 건너갔다.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품인 이 고문서는 총 길이 358.8cm 중 60cm만 펼쳐놨다. 보존 안전성 때문이다.

신라출신 승려 혜초의 서역 기행문인 '왕오천축국전'  

대신 옆에 펼친 복사본도 함께 전시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를 테마로 동서문명의 교류사를 살펴보는 이번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은 중국 100여개 박물관에서 모은 유물 220여점을 선보인다. 내년 4월3일까지. 1666-4252

'꼬마 니콜라','좀머씨 이야기'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장 자크 상페의 아시아 첫 특별전이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상페의 그림은 단순한 선과 간결한 묘사 속에 담은 포근한 인간애와 유머러스한 풍자로 전세계 독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출간된 30여종 책의 삽화로 익숙한 원화 외에도 수채화 120여 점과 인물 모형 등이 다채롭게 전시된다. '제 1회 국제만화예술축제(ICAFE)'의 일환으로 마련된 전시다. 내년 3월20일까지. (031)960-0182

'디자인계의 신(神)',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로 추앙받는 산업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국내 첫 회고전 '레스 앤 모어(Less and More)-디터 람스의 디자인 10계명'전은 대림미술관에서 마련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애플사 제품의 디자인들이 이미 반세기 전에 그가 제작한 제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디터 람스가 1959년에 디자인한 라디오 'TP1' 

1958년에 그가 디자인한 라디오는 주파수와 스피커만으로 구성된 간결한 디자인이 아이팟과 유사하다. 람스가 제작한 각종 가전과 생활용품, 스케치 400여점이 전시된다. 내년 3월13일까지. (02)720-0667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0/12/29 17:4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