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패션

아름다움을 위한 고통…‘킬힐’ 버틸수 있는 시간은?

굽 높이가 10cm가 넘어 이른바 킬힐(킬러 힐)이라고 부르는 하이힐.

여성들이 킬힐을 신고 고통을 느끼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최근 여성들이 새 킬힐을 신으면, 평균 34분이 됐을 때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는 이색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에서 전국의 18~65세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 여성들이 택시나 클럽, 술집에서 나와서 겨우 30분 정도만 지나면 새 킬힐때문에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통증때문인지, 여성 10명 중 4명은 펌프스(끈이나 걸쇠가 없는 가벼운 여성용 구두) 신발을 습관적으로 여분으로 갖고 다니며 갈아신고 있었는데, 이는 킬힐이 미끄럽기때문이었다.

또 여성 절반 이상은 킬힐때문에 아파서 결국 집에 맨발로 걸어갔다고 응답했고, 10명 중 1명은 킬힐을 신고 가는 것을 포기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다른 신발을 빌리고 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여성의 5분의 1 가량은 킬힐을 신어서 아프긴 하지만, 그렇다고 킬힐 신는 것을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하이힐 보조장치(깔창) 회사인 인솔리아의 발병전문가인 에리카 기븐스 씨는 “많은 여성들이 고통스런 신발의 희생자라는 것을 알지만, 패션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버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밤 외출이 고통스런 하이힐때문에 망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들이 두번째 신발에 어쩔 수 없이 의존하거나 맨발로 집에 걸어간다는 것은 곧 여성들이 발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밤 외출을 즐길 수 있도록 뭔가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들은 지난 1년 간 평균 6번 정도 새 킬힐때문에 통증을 느낀 것을 조사됐다. 하지만 10명 중 5명은 킬힐로 고통을 느끼면서도 킬힐을 신는 이유에 대해 “킬힐을 신으면 더 멋있어 보이기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또 10명 중 3명은 “상대방에게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불편한 킬힐을 신는다고 응답했다. 신발이 의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10명 중 1명꼴이었다.

여성들이 킬힐을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은 한 켤레당 평균 35파운드(약 6만3000원)였으며, 전체적으로는 약 630파운드(약 113만원) 정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8명 중 1명은 “겨우 한 두번만 신었던 신발”이 9켤레 정도나 고이 보관돼있다고 말했다. 또 아주 불편한 신발을 4켤레 정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신발 중독자’들이 적어도 315파운드(약 56만원) 정도를 신지도 않는 킬힐에 지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사 대상자의 3분의 1 가량은 자신이 ‘신발 중독자’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에리카 깁슨은 “3인치(7.6cm)짜리 힐을 신으면, 앞쪽에 가해지는 압력이 평균 75%나 된다. 이는 몸과 발의 균형상태를 나쁘게 하고 하부 요통을 유발한다. 새 신발은 항상 집에서 신어보고, 만일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게를 조절할 수 있도록 부품을 삽입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하이힐 보조장치를 판매하는 인솔리아의 제품 런칭을 기념해 실시됐다. 이들은 여성들이 하이힐을 3배 더 오래 신을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장연주 기자 @okjyj>
yeonjoo7@heraldm.com

헤럴드경제 | 2010-11-30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