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기타

고객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만들어라

아이폰을 사기 위해 12시간 전부터 매장 앞에 와서 밤을 세워 기다리는 사람들. 꼬박 7~8시간을 자동차로 달려 가게 만드는 라스베가스의 매력.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가정된다. 그렇다면 밤을 세워 첫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는 소비자의 마음도 '합리적인 소비행태'로만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LG경제연구원 박재규 수석연구원은 '고객이 열광하는 브랜드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통적인 마케팅 이론은 고객을 이성적인 조재로만 보고, 고객은 합리적으로 소비자 효용을 판단할 수 있고, 정교한 분석 하에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실용주의적 가정을 한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고객들은 이성보다는 오히려 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고객들은 매우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결국 브랜드의 힘이란 고객 각 자의 마음 속에 있는 환상을 만족시켜 줄 방법을 찾고, 진정한 의미의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 연구원은 "고객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자부심과 감동이 있을 때 고객은 그 브랜드에 강하게 끌린다"면서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해 주는 러부마크와 세렌디피티의 구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브마크는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또는 보여 주고 싶은 자부심을 말한다. 디자인과 스토리, 영감 제공의 형태로 러브마크를 만들 수 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디자인을 잘 활용하면 제품을 사용하고 서비스 받는 각 단계에서 감각을 깨우고 들뜨게 하며 매혹적인 이미지를 기억하게 할 수 있다.

부드럽고 단순한 모양의 아이팟 터치는 시각을, 코카콜라의 탄산음료 터지는 소리는 청각을, 잇몸에 좋을 것 같은 죽염치약은 미각을 깨워서 성공한 사례들이다.

스토리는 은유, 꿈, 상징 등을 통해 신비감을 조성하고,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되는 신화를 창조해 이 브랜드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느낌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샤넬5 향수만 걸치고 잔다는 마릴린 먼로의 일화'를 좋은 사례로 들었다.

디자인, 스토리와 함께 러브마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요소의 하나는 영감 마케팅이다. 박 연구원은 "커뮤니티, 문화, 종교 등을 활용하면 공감, 헌신,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강한 연대감을 창출하고 친밀감을 통해 브랜드를 자신의 것으로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고객은 월급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게 될 것인데, 최근 아이폰을 사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은 다음 사용법을 친구에게 알려주는 애플빠라고 불리는 매니아층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세렌디피티는 뜻하지 않은 감동이라고 정의된다. 의외의 놀라움이나 즐거움을 선사함으로써 홍보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기업에서 세렌디피티를 제공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서비스 전설, 가벼운 제안, 비즈니스 모델 융합 등을 들었다. 전설적인 서비스로 성공한 사례 중 한 곳은 노드스트롬 백화점이다.

이 백화점은 초기 성장시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매장에서 팔지 않는 타이어를 반품 처리해 주었다거나, 색깔이 다른 구두를 왼발, 오른발 각각 1짝씩 판매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가벼운 제안을 통해서도 고객에게 뜻하지 않은 작은 감동을 줄 수 있다. 일례로 아이팟에서 고객이 자주 듣는 음악의 장르를 분석했다가 그 장르의 다른 곡이나 최신 곡을 추천해 주는 임의 추천기능이 있다.

비즈니스 모델 융합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혼합해 고객이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카이프는 세일즈포스닷컴과 연계해 무료 인터넷전화를 제공하고 있고, 페이스북에서는 페이스북 머니를 각종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는 것 등이 사례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박 연구원은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마케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이성적 사고만 하는 존재로 간주하거나 모든 소비자를 성향이 같은 단일 개체로 보아서는 안 된다"면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특별하게 대우하는 기업의 깊은 사랑이 배어 있는 러브마크와 세렌디피티가 존경받고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성 기자 lazyhand@ajnews.co.kr
등록 2010-11-08 10:37수정 2010-11-08 10:37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