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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미국 팝아트 작가 톰 웨슬만 작품전

ㆍ강렬한 원색과 감각적인 주제
ㆍ‘미국 이야기’ 툭 튀어나올 듯

정물화, 풍경화, 누드 등 전통적인 회화의 주제를 다뤘지만 지극히 미국적인 이미지를 사용하고, 예상치 못한 시각과 방법으로 이미지를 변형시키면서 새로운 정물·누드·풍경화의 세계를 만들어낸 톰 웨슬만(1931~2004).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 중 하나인 그의 전체 작업 세계를 짐작해볼 수 있는 전시 ‘톰 웨슬만: Form, Fantasy and the Nude’가 서울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스모커(입체), 2000, 알루미늄 판에 유채

웨슬만은 미국 대중문화의 특징이 여실히 드러나는 일상의 사물과 강렬한 광고 이미지를 차용하고, 원색적인 색감과 감각적인 주제가 살아 있는 콜라주나 아상블라주 같은 새로운 표현기법을 사용하며, 당시 유행했던 추상표현주의를 능가하는 이미지를 창조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전시장 2층에는 ‘그레이트 아메리카 누드(Great America Nude)’ 시리즈로 대표되는 초기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성조기·미국 풍경·누드 이미지가 들어간 정물화뿐 아니라 꽃병·여배우 얼굴·구겨진 손수건·전화기 등의 이미지를 대형 설치작품으로 변형시킨 ‘스탠딩 스틸 라이프’ 등을 통해 회화가 아닌 방식으로 표현된 새로운 정물을 보여준다.

작가는 60년대 말과 70년대 초에 걸쳐서는 신체 특정 부분을 확대해 보여주는 작품을 주로 제작했다. 여성의 입술을 확대해 표현했던 웨슬만은 이후 담배 피우는 여성의 입술에 주목했다. 알루미늄 판을 이용해 입술은 생략하고 손톱, 담배, 담배연기만 확대해 겹겹으로 입체화시킨 작품은 신선하다.

4층 전시실에는 재료, 표현방식이 다양화된 웨슬만의 후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정형화된 사각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곡선이 살아 있는 변형 캔버스의 특징을 살려, 앞으로 숙인 여성 인체의 일부, 인체의 뒷배경, 빈 공간 등이 부분적으로 서로 연결되는 모습을 흥미롭게 표현했다.

80년대 중반에는 레이저 커팅 기법을 이용, 금속을 자유자재로 오려내 음각의 공간을 활용한 풍경과 정물을 선보였다. 송은문화재단의 유형정 큐레이터는 “웨슬만은 새 제작 기술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성조기와 사과(뉴욕)로 상징되는 초기 관심은 말기까지 계속됐다”고 말했다.

전체 작품 수는 17점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전체 작품의 흐름과 예술 철학을 살펴보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작품은 모두 톰웨슬만재단에서 가져왔다.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전시공간 송은아트스페이스는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 인근에 지난 19일 개관했다. 개관전 1부인 톰 웨슬만의 전시(12월29일까지)에 이어 내년 초에는 지난 10년간 송은미술대상을 받은 작가들의 그룹전이 2부 전시로 진행된다. 관람료 무료. (02)3448-0100

임영주 기자
입력 : 2010-11-24 20:02:39ㅣ수정 : 2010-11-25 0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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