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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사라진 등굣길 책가방? e-교과서 시대 열린다

“1교시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국어 시간.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을 배울 차례다. 저자 박완서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가가 직접 들려주는 작품 의도와 배경을 듣는다.

2교시는 사회 시간이다. 신석기시대 유물 탐구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이용한다. 마커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입체화된 콘텐츠를 학생이 직접 조작해본다.


국어와 사회시간에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모습.

3교시는 전자석의 특징을 알아보는 과학 시간이다. 물체를 직접 옮겨보고 전자석에 붙는 물체를 알아보는 모의 실험을 한다. 여기에 화산이 폭발해 용암이 흐르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거나 실제 화산이 분출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곁들여 감상한다.

과학시간에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모습.

5교시는 수학 시간. 종이교과서로 입체 도형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e-교과서에선 입체 도형을 실제로 돌려보고 평면 도형을 입체로 만들기도 하면서 입체 도형의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교과서에서 활용되는 플랫폼의 모습. 

e-교과서를 활용하게 될 초등학교 학습 과정을 미리 그려본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교과서 선진화 방안으로 종이교과서와 함께 디지털 교과서인 'e-교과서' 보급 계획을 밝혔다. e-교과서란 기존 종이 텍스트 교과서 내용에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하이퍼링크 등 온갖 멀티미디어 기능을 통합한 교과서를 말한다.

e-교과서는 학습 보조 자료나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 정보를 지식 DB와 연계해 교사나 친구, 전문가와 상호작용을 활용한 학습을 돕는다.

e-교과서를 도입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교과서라는 건 국가 교육 과정을 가장 구체적으로 구현한 중요한 교육 도구다. 하지만 많은 지식을 요약하고 압축한 것이어서 이를 공부하려면 다시 별도 참고서가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따분하고 재미없고 어려운 책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올해부터 바뀐 교과서 체계도 이런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기존 초등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는 듣기·말하기, 쓰기, 읽기로 나뉘었지만 올해부터는 듣기·말하기·쓰기, 읽기로 묶여졌다. 미술 교과서는 3, 4학년 동안 계속 쓸 수 있게 만들어 분량이 2배로 늘었다. 자연스레 책 무게도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 교과서기획과 관계자는 "학생의 흥미를 위해 텍스트 외에 스티커 등을 부록으로 늘려서 생긴 결과"라면서 "영어 교과서의 경우 수업시간이 1시간 늘어남으로서 공부할 내용도 늘어나 추가됐다"고 밝혔다.


e-교과서는 CD 같은 형태로 보급하면 학교나 가정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어 무거운 책가방을 덜어내는 데 한 몫을 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측은 "(e-교과서는) TV나 휴대폰 같은 디지털기기에 익숙해진 학생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업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결과"라면서 "학습 내용을 따로 문제집 없이도 충분히 연습해볼 수 있고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해 자기주도, 창의적 학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교과서는 앞으로 모바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교과서 가격은 기존 종이 교과서 가격에 포함해 반영할 예정이다. 또 의무 교육인 초중학교에는 e-교과서를 무상 제공하고 고등학교는 저소득층에 대한 교과서 구입비 지원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e-교과서는 2011년부터 초등학교 3∼6학년 국어, 영어, 수학 과목과 중학교 1학년 영어를 대상으로 기존 종이 교과서와 함께 보급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를 통해 효과가 검증되면 이후 다른 교과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물론 e-교과서가 실제 활용되려면 디지털장비 등 학습 환경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입장이어서 이를 전부 수용할 수 없는 게 문제를 토로하고 있다.

김나정 기자 holicnana@ebuzz.co.kr |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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