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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음악은 패션? 이젠 오디오도 입는 시대

“음악도 없이 심심해서 무슨 재미로 운동을 하나요? 신나는 음악 들으면서 달리면 운동도 잘 되는 것 같아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다. 가을이면 등산이나 자전거, 조깅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럴 때 야외활동을 위한 액세서리로 음악을 즐기는 것처럼 잘 어울리는 궁합도 없을 터. 
 

그래서인지 휴대성과 조작 편의성을 위해 아예 이어폰과 본체를 합친 이어폰형 MP3 플레이어, 가방 외부에 스피커를 달아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액세서리, 팔에 끼울 수 있는 암밴드, 신발 내부에 칩을 달아 음악 감상은 물론 달리는 속도나 운동시간, 거리를 알려주는 운동화까지 종류도 많다. 
 

라빠레뜨에서 선보인 가방은 아이폰이나 MP3P를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패션 코디 아이템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이들 제품은 모두 언제 어디서나 오디오 기기를 입고 다닐 수 있는 '입는 오디오(Wearable Audio)'라 할 수 있다. 입는 오디오는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해외에선 선호도가 높지만 국내에선 아직까지 마니아층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스피커로 외부에서 음악을 감상하면 주위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외부 소음에 음악이 묻힐 것이라는 편견 등이 이유라는 설명이다.

아디다스 마이코치 패키지는 어떤 MP3라도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으며 심박수 모니터, 보폭센서까지 갖춰져 있어 체계적인 운동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음감만 해도 자전거 등을 타고 속도를 붙이면 오히려 더 좋아지고 마치 라이브를 듣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소닉워크를 기획, 제작한 크리노바 김남우 이사는 "현장감이 살아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당하고 제품은 스테레오로 제공하지만 바람을 통해 서라운드 효과까지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니코리아에서 스포츠형으로 선보인 MP3P.

문제는 주위 사람이 느낄 소음이다. 하지만 자전거나 조깅을 즐길 경우 운동 중 생기는 속도를 감안하면 소음도 주위에서 들을 수 있는 휴대폰 벨소리 정도여서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입는 오디오가 강조하는 건 당연히 휴대성이다. 아무리 뛰어난 음질을 지녔더라도 무게가 나가면 '꽝'일 수밖에 없다. 입는 오디오는 그래서 대부분 작고 가볍다. 소닉워크 제품만 해도 무게는 500g에 불과하다. 
 

크리노바에서 선보인 입는 오디오 소닉워크. 배낭형과 배낭에 부착가능한 제품으로 구분된다. 

물론 휴대성만 강조하고 음질이 떨어진다면 깐깐한 소비자가 등 돌리기 딱 좋다. 소닉워크는 2W 출력을 지원하는데 130∼140Km/h 속도로 오토바이를 달려도 생생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실 크리노바는 이미 5년 전 입는 오디오를 선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제품은 1W 출력에 배터리도 일회용 건전지를 써서 장거리 운동을 즐기는 이들에게 냉대를 받아야 했다. 환경 문제에 에민한 유럽에선 더군다나 더 큰 홀대를 받았다.

이런 이유로 최근 내놓은 제품은 USB 충전을 지원한다. 3∼4시간 충전하면 최대 볼륨 기준으로 따져도 9∼10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중간 볼륨으로 놔두면 15시간 이상 쓸 수 있다. 3.5파이 이어폰 잭도 갖춰 휴대용 기기와 모두 호환 가능하다. 
 

소닉워크 제품은 일반적인 배낭에도 부착할 수 있어 패션아이템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입는 오디오에 아이폰을 지원하는 모습. 

입는 오디오는 사철 내내 쓸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가을 뿐 아니라 여름이나 겨울에도 유용하다. 오디오와 앰프는 물론 배낭 자체에 방수 처리를 지원해 여름철 윈드서핑이나 겨울철 스키장에서도 오디오를 입을 수 있다.

방수가 가능하다는 건 세탁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앰프와 스피커 등이 연결된 선을 뺀 다음 다시 연결해야 한다. 선을 빼는 건 쉬운데 다시 끼우는 건 여간 어렵지 않다.

최근에는 유럽이나 미국 등에선 단순히 입는 오디오를 넘어 다양한 부가기능을 더해 사용자층을 넓히고 있다. 미국 H20오디오처럼 방수 제품을 전문 생산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업체도 현재 윈드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위한 조끼 제품에 스피커 장착을 시도 중이다.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블루투스를 지원하거나 섬유 자체를 전도체로 만들어 연결하는 선 없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인터페이스 발전 속도가 더딘 편인 게 문제"라며 "인터페이스만 해결된다면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성 뿐만 아니라 음질도 일반 휴대기기에 비해 고음과 중음이 뛰어나다. 


김나정 기자 holicnana@ebuzz.co.kr | 201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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