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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속옷 시장 '깜짝 부활'

경기 회복 힘입어 벌써 매출 20~30% 신장
레저 열풍도 한몫… "전성기 다시 오나" 기대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속옷 시장이 부활하고 있다.

겉옷 만큼이나 경기침체 영향을 받았던 내의류 및 속옷 매출이 올들어 업체별로 20~30%의 신장세를 보이며 의류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일찍 찾아온 한파와 이번 겨울이 어느 때보다 추울 것이라는 기상예측이 속옷업체들에게 기대감을 불어 넣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BYCㆍ쌍방울트라이ㆍ좋은사람들 등 대표적인 내의류 업체들이 올 가을 이후 전년대비 25% 이상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비비안ㆍ비너스 등 란제리 브랜드 역시 1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며 어느 때보다 '포근한 겨울'을 준비 중이다. 통상 내의시장이 잘해야 연평균 5~6%의 신장세를 보여왔음을 감안할 때 괄목할만한 결과다.

그간 속옷 시장은 몇 년째 하향 횡보세를 이어오며 패션산업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저성장군에 속해 왔지만 근래 들어 사정이 확연히 달라졌다.

업계는 속옷시장만을 놓고 볼 때 주요 업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 마지막 성수기인 2006년 실적을 넘어서는 전성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의 업체들의 겨울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신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흔치 않은 호조세에 되레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도매상 등의 선주문에 따라 물량을 제작하고 있는 내의업체 BYC는 때이른 주문이 몰려들며 9월 이후 내의류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린 상태다. 쌍방울트라이도 상반기에 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이익 및 매출 수준이 지난 2006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좋은사람들 역시 9월 속옷 매출이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때아닌 '속옷 붐'의 이유로 경기회복과 함께 달라진 생활 패턴, 한결 똑똑해진 상품군의 등장 등을 꼽고 있다.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트렌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내의류 매출이 급증했고 업계도 '발열내의' 등 소비자 기호에 부합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이에 부응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날씨변화도 춥거나 더울 때 매출이 느는 기능성 내의 판매에 일조했다.

BYC관계자는 "2년 여 전부터 발열내의나 입어도 티가 나지 않는 얇은 내의 등이 등장하며 그동안 볼품없는 메리야스에서 등을 돌렸던 소비자들이 다시 찾고 있는 것"이라며 " '내의 매출은 서울 강남3구가 1위'라는 말이 돌 정도로 고급 내의족(族)과 아웃도어 인구가 급증한 점도 내의류 판매를 지폈다"고 말했다.

사실 이같은 호황은 지난해 말부터 이미 예견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는 통상 전년 매출에 근거해 제품을 제작해 왔는데, 지난해 말 한꺼번에 주문이 쏟아지며 내의류 전량 품절 사태까지 빚어졌다. 올해는 이런 경험에 근거해 도매업체의 선주문량이 더욱 늘었고, 여기에 경기 호전으로 속옷 소비도 증가해 지난 9월부터 내의류 매출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봄과 가을이 점차 사라져가는 계절적 요인도 내의류 매출 증진에 한 몫 했다"며 "달라진 기상 여건과 라이프스타일, 점차 빨라지고 있는 업계의 대응력 등을 감안할 때 내의시장의 소비 회복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0/10/26 18: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