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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제2회 국토도시디자인 대전] 기반시설부문 최우수상/남한강 산책로

 

▲ 경기 양평군의 남한강변에 설치된 '남한강 산책로'는 천연 목재와 석재 등의 친환경자재 사용으로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했고 포켓 공원과 미술산책로 등을 꾸며 인간과 자연의 소통을 강조했다. 특히 남한강과 가장 근접한 거리에 산책로가 조성돼 걷는 것만으로 남한강의 운치에 빠져들게 한다. 남한강 산책로.

경기 양평군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살아있는 환경의 보고다. 특히 다중규제지역의 한계를 친환경시설로 극복한 '남한강 산책로'는 자연의 원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자연의 선형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인공적인 자재를 최소화해 산책로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시적소의 필요한 부분만 강조하고 '선택과 집중'의 묘를 살려 단계적으로 조성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성을 높였다.

■다중규제, 친환경시설로 극복

남한강은 환경정책기본법, 수도법,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법 등 다중규제지역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확보하고 있다.

양평은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의 팔당수계를 포함하는 양수리, 두물머리, 세미원 등과 북부의 산악지대를 이루는 용문산, 청계산, 중원산, 어비산, 중미산 등 명산을 품고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평군을 관통하는 남한강 유역 중 양평읍 양근리∼창대리 구간 제방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남한강변에 접근해 휴식, 강변산책, 조깅 등을 할 수 있다.

양평군은 남한강산책로 사업을 2004년 2월 착공해 2006년 10월 완공했다. 이후 2009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생활공간 공공미술 가꾸기 사업 공모 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평공공미술연대의 남한강 미술산책로 조성으로 아름다운 조각품들을 접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시를 음미하며 산책할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마다 시비(詩碑)가 있다. 소규모 야외공연장도 있어 봄부터 가을까지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개발 최소화로 생태계 교란 막아

중앙선 철도 양평역에서 100m를 도보로 이동하면 양근천 산책로를 통해 남한강 산책로로 바로 이어진다.

양평읍 덕바위에서부터 강변 조깅로를 따라 양평군청, 갈산공원 입구로 이어져 조깅, 보행 및 자전거를 이용한 남한강변 산책이 용이하다. 산책로 중간 중간에 '쉼터' 등을 둬 초심자나 노약자도 충분히 먼 거리를 산책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놀이터 조성으로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훌륭하다. 야간활동을 위한 가로등 및 조경등 조성으로 심야에도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다.

장애인 및 고령노인의 편의를 위해 계단이 없는 산책로, 단차가 없는 포켓공간을 조성해 맹인이나 휠체어, 유모차 등의 이동이 자유롭다.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에 속하는 양평의 남한강은 각종 오염원으로부터 차단돼 맑고 깨끗하다. 또 산악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양평지역은 공기 또한 맑고 신선하다. 특히 '그린피아'를 표방하는 양평의 친환경농법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남한강산책로는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담배로부터 해방된 '자율금연구역'으로 설정돼 있어 마음 놓고 운동을 할 수 있다.

남한강산책로에는 수질오염 등을 방지하기 위해 천연목재, 석재 같은 친환경 자재를 주로 사용했다. 개발을 최소화해 남한강생태계의 교란도 막았다.

남한강의 조망권을 최대로 확보하는 대신 강으로의 접근을 어렵게 해 오염원이 되는 낚시, 야영 등을 원천적으로 방지했다. 남한강과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강과 강변을 조망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

남한강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남한강의 아름다움에 취하게 만든다. 자연경관의 훼손을 최소화한 설계와 장식적 요소를 배제하고 기능성을 강조한 디자인은 남한강의 자연경관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천연목재 같은 친환경 자재는 자연스럽게 자연환경과 어울리면서 또 다른 아름다운 경관을 창출한다.

보통 1시간을 꼬박 걸어야 도달하는 거리. 그러나 남한강산책로의 비경이 엮어내는 마법은 흐르는 땀마저도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짧은 거리로 느껴지게 한다. 남한강산책로는 단계적으로 다른 하천의 산책로와 연결돼 양평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원하는 어느 곳이든 도보, 조깅, 자전거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

■수상 소감/김선교 경기도 양평군수

친환경·생태도시이자 레포츠의 고장인 경기 양평군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의 보고(寶庫)다.

서울시보다 1.45배 큰 면적을 보유한 양평군은 전체 면적 중 74%가 늘 푸른 임야로 수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사계절 깨끗하고 싱그러운 맑은 공기를 공급하는 핵심 축이며 민족의 최대 젓줄인 남한강과 북한강이 관통하는 곳이다. 또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이자 2200만명 수도권 시민에게 맑은 물을 제공하는 공급처로 그 가치가 무한한 고장이다.

또한 전국 유일의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돼 생명산업인 유기농업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전국 농업인들의 모델이자 산 교육장으로 발돋움하고 각광을 받고 있는 농업의 메카다.

수도 서울에서 30∼40분대에 위치한 양평은 지난해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수도권 시민과 전국의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수도권 최고의 용문산관광지를 비롯한 민물고기연구소, 양평 레일바이크, 들꽃수목원 등 관광시설과 연수리 보릿고개마을, 청운골 전통생태마을, 옹달샘꽃누름마을, 황순원 소나기마을 등 다양한 체험공간을 갖추고 있다. 12개 읍·면 수변공간에 조성된 환상의 레포츠공원에서는 야구, 축구, 족구, 테니스 등 각종 스포츠 경기를 연중 즐길 수 있다.

기암괴석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용문산, 중원산, 청계산, 백운봉 등 명산은 등산 애호가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번에 수상하게 된 남한강 산책로는 두물머리, 연꽃정원으로 불리는 세미원과 더불어 남한강 주변을 자연친화적 문화와 레저, 예술 및 스포츠 공간으로 조성해 군민과 양평을 찾는 수도권 시민에게 자연을 체험하고 휴식과 여가를 통해 에너지를 충만할 수 있도록 조성된 대표적 친수 공간이다. 

최근에 '직장은 서울에서, 휴식과 레저는 양평에서'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을 정도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반면 양평의 현실은 매우 어렵다. 수도권정비계획법, 환경정책기본법, 수도법, 군사시설보호법 등 각종 법령의 중첩규제로 개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기반시설이 들어서기 어렵고 인구유입과 안정적 세수확보도 쉽지 않다. 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의 근원이 되는 푸른 숲과 맑은 물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자연과 환경, 생태계를 잘 가꾸고 보전하고자 하는 9만5000여명 군민의 열정과 열망,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이를 극복해 나갈 것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함은 물론 '사람중심의 그린피아 양평'을 반드시 만들어 전국 최고의 지자체로 우뚝 솟을 것이다.

우리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고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친수 공간조성에 역점을 두고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

끝으로 소중하고 영광스러운 상을 마련해 주신 파이낸셜뉴스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 대전이 더욱 권위 있고 명성을 더하는 최고의 대전이 되길 기원한다.

■심사평/최정석 중부대 교수

흔히 지방의 소도시, 특히 군 단위의 소규모 도시를 떠올리면 낙후, 침체, 훼손 등의 단어가 쉽게 연상된다. 이것은 급격한 산업화, 근대화, 도시화 과정에서 우리 농촌지역의 군 단위 소도시들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환경, 생태, 복지, 웰빙 같은 용어가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도시형 농촌으로 새로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예전과는 달리 소득 증대에 따라 생명과 건강, 삶의 질,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이 중요시되면서 물 관리와 이용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늘날 물과 관련해서는 물의 질 개선(수질관리), 적정한 물의 양 확보(수량관리) 만큼이나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활용성 높은 수변환경의 개발(수환경개발)이 요구된다. 이런 맥락에서 경기 양평군이 열성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남한강 주변의 친환경적, 친주민적 수환경이용 사업이 돋보인다.

양평군은 오랫동안 각종 수도권 규제를 받는 과정에서 관내의 남한강변을 따라 친환경 친주민적 수환경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 나름대로 규제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양평군은 양평읍의 남한강변 일대를 대상으로 산책로와 다중체육시설을 조성했다.

'2010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 대상'에서 기반시설부문(친수·수변시설)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이번 작품 평가 과정에서 양평군이 남한강변의 뛰어난 자연경관, 환경생태 여건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사업을 진행해온 것이 큰 강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에서는 친환경 소재와 설비를 활용했으며 특히 지역에 거주하는 예술인들의 도움으로 공공예술과 산책로 개발사업을 접목시킨 것이 높게 평가됐다. 그뿐만 아니라 친환경 산책로와 다기능 친환경 체육공원을 연계시켜 수변환경의 활용성을 높인 것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된 요인이었다.

양평군의 친환경 산책로 조성사업과 같은 취지의 수변환경 이용사업은 강, 하천, 호수, 바다 등의 환경 여건을 가진 여러 다른 지자체에 모범적인 수환경이용 사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점증하는 수도권의 환경자산이 풍부한 지역에 대한 개발압력을 대규모 인공적인 시설물을 설치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환경요소를 현명하게 활용해 지역환경을 보전·복원하고 새로운 생태경관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양평군의 사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기사입력 : 2010-10-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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