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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제2회 국토도시디자인 대전] 도시.단지부문 대상/산동네 그림있는 마을 거리 갤러리

▲ 부산 중구의 '산동네 그림 있는 마을 갤러리'는 동네 곳곳에 벽화를 그려넣고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과 화단·경관조명·주민 휴식공간을 설치,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고지대 도시 재생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았다. 벽화로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부산 중구 영주동의 한 골목.

부산 중구의 '산동네 그림있는 마을 거리 갤러리'가 서민들에게 희망거리로 재탄생했다.

부산 중구 일대 산동네는 6·26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기차역 및 항구와 가까운 곳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부터 형성된 대표적인 '달동네'로 산업화 과정에서 난개발에 따른 슬럼화가 우려돼 왔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요소를 가미한 '산동네 그림있는 마을 거리 갤러리'가 조성되면서 고지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도심재생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꿈·기억·삶·화합 담은 디자인

부산항의 우수 조망권인 망양로 일원의 주요 옹벽에 벽화를 그리는 사업을 도심재생 프로젝트 사업과 연계해 밝고 아름다운 도심 재창조와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신경을 쓴 점이 돋보였다. 중구는 2009년부터 그림있는 마을만들기 사업 차원에서 18개 지역에 옹벽벽화, 조형물(야간경관 일부 조성) 설치, 전봇대 디자인사업을 시행해왔다. 

어린 시절 꿈속처럼 희망차고 자유로운 동네길을 재구성한 '꿈'(동심, 바닷속 친구찾기)을 비롯해 길모퉁이 어느 곳이든 우리들의 놀이터였던, 함께했던 친구들과의 남은 기억을 회상할 수 있는 '기억'(회색 도시 속에 자연의 생명력, 어린 시절 놀이들, 꿈을 향해 나아가다)과 하나하나의 기억들이 모여 삶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 나가는 공간을 형성하는 '삶'(삶의 단면들, 당신의 삶은 누가 그리고 있습니까)을 연출하고 있다. 더불어 한 사람의 기억이 하나의 삶을 만들고, 각각의 삶들이 엮이면서 다채로운 장소를 만들어가는 '화합'(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기묘한 세상, 다양한 우리의 삶 등) 등 총 4개의 개념으로 구성된 디자인은 거리 벽화로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예술성을 보여준다.

■볼거리·쉼터 배치로 소통 강조

친인간·친환경적인 공간 조성으로 휴게공간을 확보해 인근 주민에게 쉼터와 소통의 장을 제공한 점도 눈길을 끈다.

벽화디자인과 오브제 설치로 인근 초·중·고등학교의 통학환경 개선과 산책환경 개선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장소로 제공한 것은 물론 문화와 놀이의 장소이자 휴식의 장소 기능을 가미해 고지대 주민 생활환경의 개선을 도모했다.

여기에 단순한 전시공간식 배치라는 개념을 넘어 경기침체에 따른 민생안정대책의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을 위한 희망근로사업과도 연계함으로써 주민이 직접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이끌고 삶의 터진을 가꾼다는 자치문화를 추구한 점이 돋보인다.

■디자인거리 조성으로 도심 이미지 개선

올해에는 보수동 효경길 일원과 영주동 아파트 등 5곳에 옹벽차폐 화단 조성 및 야간경관조명(사랑의 빛을 찾아드는 나비, 부산갈매기, 나라동산 등) 설치를 비롯해 보수동 산복도로 일원 전봇대에 벽화·오브제(대나무)를 이용한 조형물 설치와 효경길 일원에 나뭇잎 벽화와 조형물 및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설치가 이뤄지면서 도심 이미지도 한층 산뜻해졌다.

특히 '중구 옹벽(석축) 및 주변경관 이미지개선 디자인 시범사업'으로 실시된 중앙공원 입구 옹벽개선사업(부산항의 물결)은 야간에 도시공간에서 시설물이나 대상물을 밝게 비춤으로써 안전성과 쾌적성 확보는 물론 도시의 역사·문화·예술가치를 불어넣었다.

부산 중구는 올해 국토해양부 주관의 건축디자인시범사업으로 당선된 '중구 오름길 문화만들기' 사업을 비롯한 '야간경관조성사업' '색채시범마을 조성' '에코-뮤지엄 조성' '서민생활 환경 개선사업'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 중구는 이 같은 도시경관 디자인 개선을 통해 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도심재생과 공공디자인 사업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각오다.

/jjack3@fnnews.com조창원기자

■수상 소감/김은숙 부산광역시 중구청장

우리 부산 중구의 '산동네 그림있는 마을 거리 갤러리'가 '2010 대한민국국토도시디자인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오늘의 이 뜻깊은 수상의 기쁨과 영광을 중구와 고락을 같이 한 우리 중구민 모두에게 돌리고 싶다.

중구는 1876년 부산항이 국제항으로 개항한 이래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부산의 상징적인 도심으로 역사적 전통과 문화·관광·사회·경제의 발현지 역할을 자임하고 있음은 물론 부산 시민의 기상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복도로 일대 고지대는 6·25전쟁 당시 모여든 피란민들이 일구어 낸, 삶의 터전이 된 곳으로 글로벌 시대에 과거를 되돌아보는 하나의 향수를 느끼는 곳이라 할 수도 있지만 진정으로 향수 하나를 위해 후세에 물려 줄 삶의 터전을 폐허로 만들어도 되는 것인지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해왔다.

이렇듯 산복도로 일대는 서민 삶의 역사현장이기는 하지만 낙후된 도시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도심 재생이 너무나 절실하다는 것을 느껴오고 있었다.

이에 우리 구는 2009년부터 부산 중구 도시디자인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산동네 그림있는 마을 거리 갤러리' 프로젝트를 마련, 망양로 일원 등에 옹벽 벽화사업을 도심재생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 등과 연계 추진하는 등 아름다운 도심 재창조를 통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관련 인프라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희망(Dream), 향수(Memory), 삶(Life), 화합(Union)을 도심재생 디자인의 콘셉트로 정하고 다양한 자연적 요소를 접목했다. 환경친화적인 벽화갤러리 조성을 통해 새로운 교류공간을 창출하고 지역사회의 상징성과 대표성을 확보해 주민들의 가슴에 자부심이 자리 잡도록 계획하고 추진해왔다.

2009년 1단계는 그림이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18개소에 마을 벽화사업, 벽화 오브제 설치, 전신주 벽화사업을 완료했고 2010년 2단계는 디자인거리조성사업으로 6개소에 벽면벽화사업, 조형물 및 야간경관조명 설치, 옹벽차폐 화단 조성, 전신주 디자인 사업으로 거리경관을 말끔히 조성했다.

이른바 '산동네 그림있는 마을 거리 갤러리'는 고지대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도심재생 및 도시디자인 개념을 적극 접목한 사업으로 공공도시디자인사업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구에서는 '중구 오름길 문화만들기' '야간경관조성사업' '색채시범마을 조성' '에코-뮤지엄 사업' '서민생활환경개선사업' 등 도심재생사업 추진과 도시경관 디자인 개선을 통해 우리 중구의 국제적인 브랜드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나아가 중구의 전통과 문화를 담아내고 자연환경과 조화되고 미래 지향적인 도심재생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본 사업을 위해 적극 참여해 주신 중구민을 비롯한 모든 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며 아울러 2010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 대전 행사를 위해 수고하시는 파이낸셜뉴스와 대한국토·도시학회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심사평/이제선 연세대 교수

부산 중구 영주동 일대는 부산항의 우수한 조망권을 형성하고 있는 곳으로 전경으로는 부산의 '미항'인 북항과 남항을 바라보고 있다. 후경으로는 보수산과 민주공원이 위치해 도시 속 휴식공간으로 각광받는 곳이다. 특히 고지대에 위치해 넓은 시야를 통한 개방감을 가지고 있으며 밤에는 도심의 꽃인 야경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주동은 과거 전쟁통에 피란민들이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산 위 빈터 자락에 움막을 짓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타 지역 사람들까지 몰려와 속칭 '산동네'가 된 곳이다.

일반적으로 '산동네' 하면 좋은 도시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주거와 관련된 우리의 도시문화가 잘못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의 경우 산동네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조화된 고급 단독주택으로 꾸며져 있어 주로 상류층이 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산동네는 이러한 긍정적인 면과 달리 부정적인 이미지가 매우 강한 것이 사실이다.

2010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 대상 도시·단지부문(도시재생) 대상에 선정된 부산 중구의 '그림있는 마을 갤러리'는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와 물리적으로 노후화된 지역을 구민화합을 통해 그림있는 마을만들기 사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도시경관을 개선한 사례다. 노후화된 산동네 지역을 고층의 아파트로 재정비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만일 우리 스스로 '고층아파트의 도시재생이 이곳 산동네에 바람직한 것인가'라고 스스로 질문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부산항에 들어오는 배에서 고층 아파트로 변해버린 중구의 산동네를 보면서 입항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느낌은 여기에서 표현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본 대상지는 도시문화 재창조를 통한 도시재생을 통해 구민 간 화합을 도모하고 경관개선으로 노후화된 기존 시가지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지역 내 주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킨 사례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과정 중 전신주 벽화 시범사업은 도시미관을 해치는 주요인인 불법 광고물 부착을 근절하는 실증적 방법임을 입증해냈다.

지역 내 주민, 전문가, 공무원이 협력해 도시를 재생시키기 위한 문화를 도시재생 수단으로 도입한 훌륭한 사례다.

노후화된 지역을 도시문화 활동을 통해 재생시키려는 이러한 노력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토도시디자인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앞으로 지역의 잠재적 자원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지속 가능한 공공공간 재생사업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기를 바란다.

기사입력 : 2010-10-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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