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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세계디자인수도로 서울이 선정된 이유 보여주는 서울디자인자산전 ‘인기’

어떻게 서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을 제치고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와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 잇달아 선정됐을까? 그 해답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리며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바로 오는 7일 대단원의 막을 내릴 서울의 대표 디자인축제 ‘서울디자인한마당(Seoul Design Fair)’ 행사 속 행사인 ‘서울디자인자산전’이 그것이다.

서울디자인자산전은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 서울’ 선정을 기념해 서울시가 지난해 7월 지정한 서울디자인자산 51선을 선보이는 전시전. 51선은 서울이 현대적 디자인만 강조된 도시가 아니라, 수백년 전부터 디자인적 DNA가 태동해 서울 전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생생히 보여준다.

경복궁, 숭례문, 궁중활옷, 한양 민화 등의 전통 분야부터 서울 대표 거리인 인사동, 명동, 홍대앞 등과 청계천,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현대적 디자인까지, 51선은 고금을 넘나든다.

“여기 조선시대 궁궐과 성문 및 중요 지명 460개를 담고 있는 수선전도(首善全圖)를 보세요. 한양이라는 도시는 그 자체가 디자인적 사고로 만들어진 계획 도시였어요. 요즘 디자인, 디자인 그러는데 서울은 지금 뿐 아니라 600여년 전부터 디자인적 사고로 빚어진 하나의 작품이었던 거죠. 오늘날 세계디자인수도가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오는 7일 막을 내리는 서울디자인한마당 행사 중 서울의 디자인 정체성을 보여주는 ‘서울디자인자산전’에서 시민들이 실물 크기의 10분의 1 크기로 만들어진 숭례문 미니어처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전시된 각종 서울 디자인 자산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디자인자산전을 관람하던 전영재(21ㆍ이화여대 미술학부) 양은 “처음 열렸던 2008년에 이어 올해도 와봤는데 회를 거듭할 수록 전시 수준이 높아지는 느낌”이라며 “이미 우리 전통예술의 디자인 수준이 상당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전시물을 보니 그런 느낌이 다시 환기된다”고 말했다. 같은 학부의 유사하(21) 양은 “이 전시를 통해 민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됐다”며 “평소 무심했던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을 디자인자산전을 통해 느낄 수 있어 의미 있다”고 했다.

이밖에 겸재 정선이 그린 ‘한양진경’, 숭례문 복원을 진두지휘한 신응수 대목장이 자산전에 전시한 숭례문 미니어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춤추는 한글’ 등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관람객들이 최고로 꼽는 숭례문 미니어처는 손상을 막기 위해 무진동차로 옮기는 비용만 700만원, 손해보험금은 4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서울디자인자산 51선을 멀티스크린 영상과 거울로 표현한 ‘600년의 흐름’ 코너에서는 관람객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무선으로 영상과 거울에 전송하고, 관람객 핸드폰의 문자 메시지로도 전송해 관람객마저 디자인 자산의 일부로 포용한다.

행사에 참가하려면 폐막일인 7일 전까지 잠실주경기장 정문에서 바라보이는 3개의 파빌리온 중 가운데에 있는 ‘서울디자인관’으로 가면 된다. 주경기장 필드 부분의 가운데에 있는 ‘서울디자인관’은 멘디니, 왼쪽의 ‘문화디자인관’은 리베스킨드, 오른쪽의 ‘도시디자인관’은 김석철 등 전시관으로 활용되는 파빌리온 자체를 세계적 건축가들이 설계해 디자인 축제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세계디자인도시 선정은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가 2005년 발표한 프로젝트로, 2008년 시범도시로 이탈리아 토리노를 선정해 운영한 뒤 격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은 2010년 초대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됐고, 핀란드 헬싱키가 2012년 제2회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상태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m.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m.com

헤럴드경제 | 2010-10-01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