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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디자인·속도 확 달라진 IE9

인터넷 익스플로러(IE)로 국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이라는 절대적인 장악력을 발휘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하지만 액티브X로 점철된 국내 웹 환경을 구축한 기반이 됐고 특히 보안에 취약한 IE6의 사용률이 유독 높아서 발생하는 보안 구멍 등으로 인터넷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는 것 이상의 비난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런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새로운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 9을 출시했다. 아니 정확히는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한결 가벼워진 실루엣과 빨라진 퍼포먼스에 기반한 IE9이란 신무기를 꺼내든 것이다.

 
정식 버전의 출시는 내년이나 될테니 아직은 다소 불안한 베타 버전 상태인 셈이고 이 버전을 받아서 써보느냐 정식 버전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느냐는 각자의 선택이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강력한 경쟁자들을 상대로 신무기를 빼어들었다는 자체가 아닐까 싶다.

사실 국내에서는 여전히 IE의 점유율이 절대적이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오픈 소스기반의 파이어폭스나 크롬 등이 빠른 속도와 다양한 플러그인을 무기로 야금야금 IE의 점유율을 뺐어오고 있고 IE의 점유율을 하락시키며 마이크로소프트를 궁지에 몰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IE9은 더 빠르고 더 예쁘고 더 안전한 웹을 추구하며 일신된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 16일 저녁 양재 엘타워에서 이런 IE9과 블로거들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전의 둔탁한 모습에서 경쟁자들만큼 날렵하게 개선된 모습으로 돌아온 IE9를 만나고 왔다.

■IE9, 무엇이 달라졌나
달라진 점을 따로 꼽기 전에 일단 디자인의 변화가 눈에 띈다. 구글 크롬 등이 선보인 심플한 UI를 벤치마킹한듯한 IE9의 새 디자인은 어떻게 성능이 개선됐네하는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더 직관적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디자인만 달라진게 아니라서 IE9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느려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투입해 웹브라우징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를테면 차크라 엔진을 적용해 자바스크립트 엔진 속도를 10배 이상 개선했고 그래픽카드 속 GPU의 하드웨어 가속을 사용해 이미지 렌더링 속도도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참고로 하드웨어 가속 기능의 지원은 다이렉트 X10의 다이렉트 2D 기술에 기반하며 AMD, 엔비디아, 인텔 등과 함께 작업 중이라고 하는데 이러다 나중에 그래픽 카드에 'IE9 가속 지원' 같은 스티커가 붙어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웹브라우징의 신세계를 열고자 하는 IE9는 차세대 웹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HTML5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시연했는데 아직까지는 국내 웹서비스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지만 IE9 등의 브라우저 뿐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HTML5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려고 하고 있는 만큼 곧 어디서든 만나게 될 듯하다.

트위터 사이트를 끌어넣어 바로 트윗을 날릴 수 있는 점프 리스트 기능이나 탭분리 기능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점프 리스트 메뉴의 경우 웹사이트측에서 일부 준비가 필요하다지만 티스토리 등에서 댓글 보기나 글쓰기 같은 기능이 들어간다면 블로거에겐 정말 편리할 듯하다.
 

보안을 한결 강조하면서 여러 기능이 추가된 IE9에서는 다운로드 매니저를 통해 문제가 있는 파일의 다운로드를 사전에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해당 파일의 다운로드 횟수나 출처 정보에 따라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천되는 파일은 사전에 안내한다고.

더 빠른 웹브라우징을 가능케 하는 신버전의 등장은 과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시대의 브라우저를 준비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그간 압도적인 점유율에 취해 있던 제왕이 아닌 강력한 경쟁자 속에서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 선 세자 같은 모습이었달까.

하드웨어 가속 기능 등 신기술을 적극 차용하고 디자인도 혁신적이랄 정도로 개선한 이번 버전은 이제 막 베타 버전을 선보인 것뿐이지만 기대치는 한층 높아진 상황. 실제로 써본 IE9의 퍼포먼스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국내 사이트들이 IE9에 대응하지 못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때는 '호환성 보기' 모드로 이용하면 별다른 불편함 없이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개선 속에서도 안타깝게 다가온 건 애드온에 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생각이었다. 파이어폭스나 크롬이 플러그인과 확장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개인 개발자들이 만든 애드온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그 덕분에 인기가 치솟았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텐데도 브라우저의 속도 등을 문제로 다소 제한하는 인상을 풍긴 탓이다.

더 이해가 안 갔던 건 행사 중에도 계속 '애드온=툴바'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었는데 과연 파이어폭스에서 툴바를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아무튼 그런 탓에 속도는 단연 최고가 될지 몰라도 거대한 덩치와 제한적인 정책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모습을 스스로 연출하는 건 아닌가하는 우려도 들었다.

아직 정식 버전이 아닌 만큼 아쉬운 부분도 없진 않았지만 한층 개선된 모습은 그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줬다. 다만 많은 사용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틀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건 지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IE9은 ie9html5.com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으나 하드웨어 가속 기능 때문에 비스타 SP2 이후 버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김정균 버즈리포터 | 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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