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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디자인의 모든 것, 보고 체험할 수 있어

'서울디자인 한마당' 잠실종합운동장서 17일 개막
2008년 시작… 올해 명칭 바꿔… 제품 사고파는 '디자인장터'
'해외 디자인 산업전' 볼만해… 아이들 무료 디자인 교육도


15일 잠실종합운동장 입구에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운동장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잔디구장에 3개의 독특한 건물이 보였고, 관중석은 여러 장식물과 식물로 이루어진 '정원'으로 꾸며져 있었다. 운동장 바닥에는 잔디밭이 들어섰고, 우레탄 바닥에 7그루의 느티나무가 최신 조경기술을 이용해 심겨졌다. 커다란 바위도 배치됐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서울디자인올림픽'이 올해는 '서울디자인 한마당'으로 이름을 바꿔 17일 개막, 다음 달 7일까지 열린다. 정경원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은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디자인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축제"라며 "추석 연휴 때 가족 단위의 관람객을 위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디자인 거장 3인의 건축물

종합운동장 잔디구장에 있는 3개의 건물부터 볼거리다. 입구를 등지고 가장 왼쪽에 있는 건물은 세계적인 미국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드가 설계했다. 흰색 바탕에 검은색 무늬가 들어간 이 건물은 4개의 구조물이 합쳐진 형태로 '문화 디자인관'으로 불린다. 디자인관에는 각국의 생활용품과 공예품 등을 통해 문화와 디자인을 비교하는 '한·중·일 생활전'이 열린다. 중국 부채가 있는가 하면 한국 온돌문화를 적용한 온열 의자도 선보이고 있다. 세 나라의 밥그릇을 비교 전시한 공간도 있다.

▲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서울디자인 한마당 2010’행사를 이틀 앞둔 15일 취재진과 시민들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문화 디자인관을 나오면 건물 가운데가 뾰족 튀어나온 건축물이 있는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프란체스코 멘디니가 설계한 '서울 디자인관'이다. 서울디자인자산 51점을 재해석한 '서울디자인자산전'과 삼성, LG 하우시스 등 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내놓은 디자인 제품들이 전시된다. 디자인자산전에서는 한글을 활용해 세계 각국의 전통춤을 표현한 '춤추는 한글' 작품이 눈길을 끈다.

운동장 오른쪽에 있는 동그라미·세모·네모꼴이 결합된 형태의 건물은 국내 건축계의 거장인 김석철 명지대 교수가 설계한 '도시 디자인관'이다. 이곳에서는 세계 디자인 도시들의 역사와 문화를 디지털 화면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운동장 2층 관중석에는 '그린·재활용·나눔'을 주제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가 꾸민 '그린정원 파노라마'가 있다. 강남구는 무순이 심어진 종이컵을 동그랗게 붙여 지구 모양을 만들어 전시했고, 관악구는 테니스공을 담아두는 플라스틱 통을 화분으로 재활용해 전시하는 등 주변에 버려지는 물품을 재활용했다.

◆세계 각국의 명품 디자인 작품

운동장 2층에는 디자이너와 관람객들이 직접 대화하며 제품을 사고파는 '디자인장터'가 열린다. 최경란 서울디자인 한마당 총감독은 "디자이너 200여 팀의 작품을 직접 살 수도 있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거래할 수 있는 실험적 디자인 마켓"이라고 말했다. 마켓에는 일본·호주·덴마크·독일·중국 등의 글로벌 디자인 브랜드 제품도 전시·판매된다.

 
23개국 65브랜드가 참여한 해외 디자인 산업전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스위스·노르웨이·독일·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전시되고, 해외 디자인 회사들의 의자·노트북 등의 제품도 선보인다.

또 비닐봉지나 페트병, 찢어진 청바지 등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리폼 페어(Reform Fair)도 열린다. 다 쓴 소화기를 이용해 펭귄 모양을 만든 작품인 '뜨거운 나라에서 온 펭귄 가족', 청바지를 이용해 만든 가방, 버려진 비닐봉지로 만든 우비 등이 눈길을 끈다.

옛날 자전거부터 초경량화된 미래의 자전거까지 자전거 디자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서울국제 자전거 디자인 페스티벌'을 비롯, 23개 대학의 학생들이 디자인을 주제로 제품을 만들고 전시하는 '대학디자인탐구전'도 마련된다. 한식 전문가들이 모여 일품요리·코스요리·디저트·야외도시락 등을 전시한 '푸드 디자인전'도 준비됐다.

◆놀면서 배우는 디자인

주경기장 옆 보조 경기장에서는 아이들이 놀면서 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교육마당이 펼쳐진다. '아이디어 상상 체험관'에는 아이들이 직접 독특한 재질로 만들어진 의자와 기구 등을 만지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디자인 꿈나무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등 무료로 디자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추석 기간에는 비빔밥·떡·막걸리 등 2010인분의 음식이 준비되고, 세계민속문화축전 등 세계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연도 펼쳐진다.

17~18일에는 '디자인서울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다. 동대문·구로디지털단지·홍대 앞·신사동 등에 있는 디자인 클러스터에도 신인 디자이너를 위한 취업박람회와 멘토링, 세미나 등이 마련된다.

서울시는 매년 개최하던 디자인 한마당을 앞으로는 2년에 한 번 비엔날레 형식으로 열고, 2012년 완공 예정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디자인 브랜드를 높이려는 노력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2년에 한 번 내실있게 준비하면 서울디자인 한마당이 더욱 전문화되고 국제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6·7번 출구. sdf.seoul.go.kr, (02)412-0729.

김성민 기자 dori2381@chosun.com 
조선일보 | 입력 : 2010.09.15 2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