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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한국 의류 디자인 너무 서양화됐다

ㆍ‘C20 행사’ 참여 터키 디자이너 이펙치

“한국의 의류 디자인은 고유의 특색을 잘 살리지 못하고 너무 서양화돼 있어 아직 세계의 ‘패션 가족’에 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는 11월 국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C(Culture)20 행사’에 참여 중인 터키의 저명한 패션 디자이너 제밀 이펙치(63)는 10일 행사장인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이펙치는 지난 수일 동안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들을 만나고 한국의 패션 의류를 살펴본 결과 잠정적으로 이런 평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패션 디자인은 한국 고유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할 경우 결코 세계 패션무대에서 주목을 끌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40여년간 의류 디자인을 해온 이펙치는 “한국이든 터키든 세계 도처의 젊은이들이 서양 디자인이나 서양 문화에 물들어 있는 점은 공통적”이라면서 이들 젊은이가 민족 고유의 디자인과 문화에 눈을 뜨게 만드는 것은 기성세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패션 디자이너라고 해도 서양 디자인을 배워 모방하는 것은 진정으로 한국 디자이너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서양 패션을 수용은 하되 민족 고유의 패션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 디자인의 요체라고 말했다.

이펙치는 31세 때부터 ‘오트 쿠튀르 디자인 하우스’를 열어 기존의 스타일과는 다른 패션을 추구해왔다. 이펙치는 “옷을 디자인하는 일은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쓰는 일과 같다”면서 “옛 이야기를 전하는 예술작품처럼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설원태 선임기자
입력 : 2010-09-10 21:39:42ㅣ수정 : 2010-09-10 21: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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