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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팝아트, 마케팅의 ‘아이콘’이 되다

에미리트항공·올레KT… 친근한 메시지 전달

메르세데스벤츠, 에미리트항공, DKNY를 비롯해 한국의 올레KT와 크라제버거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팝아트 마케팅으로 요약된다. 자신들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는 기업에 팝아트는 가장 세련된 해답이 되고 있다.

팝아트(Pop Art)는 ‘예술은 엄숙해야 한다’는 명제를 깨뜨리며 대중문화적 시각이미지를 미술의 영역 속에 수용한 구상미술의 한 장르를 말한다. 기업은 자사 서비스나 제품을 부담없이, 재미있고, 익살스럽게 다가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자동차나 항공, IT 같은 무뚝뚝한 이미지의 산업에 속한 업체에 더욱 잘 나타난다.

중동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항공사 에미리트 항공은 항공업계에 팝아트 마케팅을 도입한 선두주자다. 에미리트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비행기로 유명한 자사의 A380기를 알리기 위해 비행기 내부에 설치된 샤워ㆍ스파 시설을 팝아트로 그려냈다.

‘행복한 눈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리히테슈타인 풍의 팝아트 홍보물로 샤워 중인 탑승객에게 승무원이 착륙 30분 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무작정 고급스러운 이미지만을 강조하려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노선이다.
 


에미리트항공(위)과 올레 KT의 팝아트.

팝아트 도입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사례로 올레KT의 광고가 눈에 띈다. 기존의 세련된 영상과는 달리 연습장에 낙서한 것처럼 보이는 올레KT 광고시리즈는 시청자에게 ‘나도 그릴 수 있다’는 친숙함을 줘 대중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KT는 ‘올레! 하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올레 패러디 UCC,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다. 올레KT의 팝아트식 광고는 폭발적인 인기로 당초 계획보다 5편이 추가돼 총 14편이 방송됐다.

보수적 이미지가 가장 강한 자동차 브랜드로 메르세데스벤츠가 손에 꼽힌다. 벤츠의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위해 SLK나 SLS등 스포츠카 라인업 확대는 물론 ‘벤츠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그려내는 일러스트로도 도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출시한 도심형 SUV GLK 클래스를 알리기 위해 공식 웹사이트(www.glkclass.co.kr/)에 팝아트적인 요소를 도입했다. 브랜드, 성능, 디자인 등을 강조하던 기존의 자동차 웹사이트에서 탈피해 트렌디한 와인바, 브런치 레스토랑 등을 GLK 플레이스로 소개하며 GLK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일러스트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개념 레스토랑 크라제버거는 매장 내 메뉴판 디자인을 팝아트식으로 교체하고 신한카드와 함께 내놓은 제휴카드에 팝아트 무늬를 사용해 주목받았다. DKNY는 딜리셔스 향수를 팝아트 풍으로 새롭게 포장한 한정판을 출시,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라코스테는 지난해 ‘라코스테 팝 에디션’ 라인업을 발매한 바 있다.

에미리트항공 관계자는 “기업의 팝아트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상품’이 아닌 ‘예술성이 가미된 상품 혹은 서비스’로 자부심을 불어 넣어준다”며 “ ‘튀는’ ‘대중적인’이라는 의미의 팝(Pop) 개념은 한동안 전 세계 기업의 마케팅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yjs@
헤럴드경제 | 2010-08-30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