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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옷 벗은 광고가 옷 입은 광고로 바뀐 까닭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시장이 할리우드 여배우 줄리안 무어(49)가 등장하는 누드 옥외 광고에 퇴짜를 놓았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는 럭셔리 액세서리 업체 불가리의 광고로 올 누드로 나선 무어가 핸드백, 두 마리 새끼 사자와 함께 소파 위에 비스듬히 누워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다.

광고는 애초 도제궁전 벽에 내걸릴 예정이었다. 도제궁전은 산마르코광장과 베네치아의 석호(潟湖)를 굽어보고 있다.

베네치아의 신임 조르조 오르소니 시장은 불가리의 옥외 광고가 ‘부적절하다’며 덜 낯 뜨거운 이미지로 대체할 것을 주문했다.

“산마르코광장과 누드 여인이 등장하는 광고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베네치아의 사적지 복원 및 수리 자금줄인 자선단체 베네치아재단도 오르소니 시장의 결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베네치아재단의 마리노 폴린 이사장은 “유서 깊은 베네치아와 할리우드 스타일의 이미지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며 “광고도 도시 이미지에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어의 옷 벗은 광고는 어쩔 수 없이 옷 입은 광고로 대체될 예정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사적지 위에 옥외 광고를 내걸기로 결정한 베네치아 시의회도 비난 받고 있다.

시의회는 사실 옥외 광고 판매가 사적지 복구 기금 마련에 큰 역할을 한다며 승인했던 것이다.

올해 초 코카콜라가 베네치아 시내 곳곳에 자동판매기를 설치하는 대신 33억 원 정도의 사적지 복구 기금을 내놓기로 한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6월 영국 광고심의위원회(ASA)는 의류 브랜드 디젤의 광고 가운데 한 소녀가 사다리 타고 담장 위로 올라가 위에 설치된 폐쇄회로 감시카메라 앞에서 가슴을 드러내는 이미지를 옥외 광고로 내걸 수 없다고 못박았다.

옥외 광고는 어린 아이들도 볼 수 있으니 안 된다는 것.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commun@
기사입력2010.09.03 06:00최종수정2010.09.03 06:0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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