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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IT와 결합해 신성장동력 찾는 캐릭터 산업

3D 아닌 캐릭터는 가라  


IT와 이종산업 간의 융합이 화두다. 캐릭터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캐릭터 산업이라고 하면 게임·애니매이션을 제작해 배급하거나 액세서리·의류·문구·완구류 등에 라이선스를 주고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요즘에는 IT트렌드나 각종 기술들과 결합해 몸값 높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 1위에 꼽힌 부즈의 ‘뿌까’. 부즈가 올해 하반기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뿌까 아이폰용 유료 게임이다. 게임 형태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될 전망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열풍을 이어갈 신 IT트렌드로 지목된 SNG는 구글뿐 아니라 글로벌 캐릭터 업체들도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 월트디즈니 역시 올해 전 세계 SNG 3위 업체였던 플레이돔을 인수해 이슈가 됐다.

부즈는 IT트렌드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도 바꿨다. ‘인터넷 그룹’이라고 불리던 조직을 ‘인터렉티브 미디어 그룹’으로 바꾸고 IT 흐름에 맞는 세분화된 콘텐츠 유통채널에 대응하고 있다. 아이패드의 한국시장 출시에 대비해 아이패드용 뿌까 애니메이션 애플리케이션도 제작 중이다. 뿌까의 동생격인 부즈클럽의 캐니멀은 국외시장에 이미 홍보용 아이폰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하고, 모바일 기기용 콘텐츠 제작에 한창이다. 이번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서는 증강현실(AR) 콘텐츠도 선보였다.

구동현 부즈클럽 전략기획이사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캐릭터 산업에서 후발주자였지만 IT와 결합한 캐릭터 콘텐츠들이 만들어지면서 세계시장 선두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캐릭터 대상을 수상한 ‘냉장고 나라 코코몽’. 코코몽은 4~7세 유아들을 타깃으로 한 캐릭터다.

냉장고 나라 코코몽을 만든 올리브스튜디오는 한반도의 공룡이라는 3D다큐를 제작한 경험을 살려 냉장고 나라 코코몽의 TV용 에피소드 3편도 3D로 제작했다. 3D 이외에도 올리브스튜디오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애니메트로닉스(Animatronics). 애니메트로닉스란 애니메이션(Animation)과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의 합성어로 기계 장치 위에 실물과 흡사한 재질로 캐릭터를 재현해 영화,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등에 활용되는 움직이는 캐릭터를 말한다.

최재동 올리브스튜디오 전략기획실장은 “IT기술을 이용한 캐릭터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험과 체험이다. IT기술은 소비자에게 캐릭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캐릭터 업체들도 기술트렌드에 맞춰 콘텐츠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생 캐릭터 업체들도 IT기술 보유

이미 캐릭터 인지도를 가진 대표 업체들뿐 아니라 신생 캐릭터 업체들도 일찍부터 IT기술과 캐릭터가 접목된 콘텐츠로 시장진입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설립된 간비는 자체 캐릭터인 ‘에코팡’을 활용해 인터렉션 AR 교육용 콘텐츠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2~5세를 겨냥한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에코팡 매직카드에 마커를 심고 일반 카메라에 비추면 소프트웨어가 이 마커를 인식한다. 화면에는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움직인다. 기존의 AR 기술과 차이가 있다면 간비의 소프트웨어는 순수 국산이라는 사실.

이처럼 캐릭터 산업이 IT 및 각종 신기술의 힘을 빌리는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콘텐츠 산업이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6.1%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IT와 융합한 뉴미디어 콘텐츠다. 게다가 작은 내수시장을 넘어 국외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IT와 결합한 뉴미디어 콘텐츠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곽경원 부즈 본부장은 “캐릭터가 미디어 콘텐츠를 갖고 있을 때와 없을 때 수익성이 4~7% 까지 차이난다”며 “새로운 IT트렌드에 맞춘 콘텐츠일수록 구매가 쉽고, 고객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익성도 일반 캐릭터 상품보다 높다”고 했다.

[정고은 기자 chungk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70호(10.08.25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