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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패션 브랜드의 창조적 파괴

[발언대/8월 24일] 패션 브랜드의 창조적 파괴

정두영 (파렌하이트 디자인 실장)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란 1912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과학기술의 발전에 경제가 얼마나 적응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새로운 과학기술과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의 구시대적인 사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패션산업에서 창조적 파괴가 이뤄진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예전의 노동집약적 제조 분야는 해외로 이전됐으며 브랜드 운영 위주로 전환되고 있다.

하지만 근래에 벌어지고 국내 패션 상황은 브랜드의 창조적 파괴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할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루이비통ㆍ구찌 등을 필두로 한 명품 브랜드에 이어 유니클로ㆍ자라 등의 글로벌 SPA 브랜드의 활발한 국내 활동은 브랜드 운영에 있어 전략적 사고의 발상 전환을 필요하게 만들고 있다.

한동안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던 국내 패션산업은 이제 홈그라운드에서 방어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는 나름대로 전세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경쟁력이 확보된 브랜드들이며 그들의 방식은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럼 이들에 대적할 수 있는 한국 패션 브랜드의 창조적 파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세계화(Globalization)와는 반대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조적 파괴를 이뤄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말 그대로 현지화(Localization)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의미다.

오래전부터 한국의 국민성은 냄비근성이라는 비하에도 불구하고 때에 따라서는 엄청난 응집력과 독특한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외환위기와 2002년 한일월드컵 등은 좋은 사례다. 또 냄비근성이라는 표현은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강하며 변화에 빠르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국민적 취향과 이제까지의 창조적 파괴 덕분인지 한국적 방식이 이제는 경쟁력을 갖고 있는 추세다. 요즘은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브랜드마다 전략과 전술은 다양해질 수 있지만 기존의 브랜드 운영 방식과 마케팅 방식에서 탈피한 한국적 방식을 찾아내는 과감함이 창조적 파괴임을 알아야 한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0/08/23 16:3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