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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직업탐방 - 예술제본가

소중한 책에 ‘새생명’ 불어넣기 

이랑의 미래직업탐방 / 
예술제본가

이북(e-book)처럼 컴퓨터로 볼 수 있는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하루에도 수많은 책이 서점에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책에 담긴 이야기만큼이나 책 자체를 소중히 생각하는 문화는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예술제본가는 보관할 가치가 있는 책을 보수하고 복원해 견고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한다. 이들은 단순히 책의 표지만을 예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 아름다움과 생명을 동시에 심어주는 예술가로 불린다.    
 

» 조효은(31·사진)

예술제본공방 렉또베르쏘를 운영하는 조효은(31·사진)씨는 “2001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책 만드는 장면을 보고 이 장면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아 예술제본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특별히 좋아했는데 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책이라는 매체 자체에서도 특별한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 예술제본을 도입한 고 백순덕씨의 수제자로 7년을 공부하고 예술제본가가 됐다. “2005년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여주인공 직업이 예술제본가였어요. 당시 배우에게 작업과정을 가르치고 촬영장 꾸미기를 도왔죠.” 영화 덕분에 예술제본이 무엇인지 홍보할 기회가 됐지만, “예술제본가를 단지 멋진 직업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서 문의전화마다 일일이 설명하느라 바빴다”고 한다.

 예술제본은 보통 주문제작으로 이루어진다. 주문제작에는 출판사에서 특별히 주문하는 제본, 성경제본(성경·필사본), 개인 저작물 제본 등이 있고,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을 위해 소량으로 제본을 하기도 한다. 보통 작업은 주문을 의뢰한 고객과의 상담으로 시작된다. 책 한 권을 제본하는 데는 대략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예술제본가가 되기 위해서는 출판 전반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며 인문학 및 철학에 대한 교양, 그리고 미적 감각, 손재주 등도 필요하다. 하지만 조씨는 “무엇보다 책과 그 책을 만드는 과정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제본은 매우 어렵고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책을 귀하게 여기고 반복되는 기초적인 작업에 싫증을 내지 않을 수 있는 진중함이 있어야 하죠.” 유럽에는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옛날 책을 복원하는 데 예술제본가의 역할이 크다고 한다. 그만큼 유럽에는 전문학교나 사설 교육기관, 개인공방 등에 전문 교육과정이 많이 개설돼 있다.

프랑스의 경우, 1,000여명의 제본가들이 전국의 도서관에서 일하거나 개인공방을 운영하면서 교육과 수집가들을 위한 주문제작을 겸하고 있다. 조씨는 “우리나라 예술제본 역사는 10여년 정도로 아직까진 수요가 많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지만, 예술제본 전문공방에서 최소 2년 이상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고 작품을 인정받으면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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