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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디지털 입은 가구매장...전시공간 부담 날렸다

전자 카탈로그·쇼룸 도입
증강현실 기반 매장도

서울 방배동의 김혜숙(39) 씨는 부엌을 바꿔보려고 최근 한 가구 전시장을 찾았다. 그녀를 가장 먼저 맞은 것은 대형 LCD모니터였다. 카탈로그를 한 장씩 넘기자 부엌가구 제품들이 입체영상(3D)으로 떠 해당제품 터치만으로 상판과 문짝 색상을 바꿔가며 원하는 디자인과 컬러를 찾아 계약할 수 있었다.

전시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가구ㆍ인테리어소품 매장에 ‘디지털 디스플레이’ 도입이 점차 늘고 있다. 전시장을 디지털 쇼룸으로 대체하거나 전자 카탈로그로 사용 공간을 줄여보려는 시도이다.

리바트(대표 경규한) 부엌브랜드 리첸은 아예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AR(Augmented Reality) 터치시스템<사진>’을 최근 서울 방배종합전시장에 도입했다. 한국가상현실(주)와 함께 만든 이 시스템은 고객이 별도의 조작 없이 카탈로그를 넘기는 것 만으로 다양한 제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3D 공간에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전국 전시장에 이 시스템을 확대보급할 방침이다.

퍼시스 계열 일룸(대표 양영일) 역시 키오스크 방식의 디지털 쇼룸을 지난 4월부터 전국 대리점에 도입했다. 50인치 규모의 키오스크를 통해 수 백가지 가구를 3D 공간에서 볼 수 있다. 일룸 관계자는 “침실의 침대와 장롱이나 자녀방의 책상과 책장, 침대 등 고객이 마음대로 실물과 같은 느낌의 가구를 배치하고 견적을 뽑을 수 있도록 디지털화했다”고 말했다.

업계의 이런 시도는 임대료부담에 따른 전시공간 축소와 함께 맞춤형 설계라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가구 대리점 하나 차리려면 기본 요건이 유동인구가 있는 요지에 330㎡(100평) 이상은 돼야 한다. 서울이나 분당과 같은 수도권에서는 인테리어비용을 빼고도 임대료만 해도 전세가 기준으로 평균 10∼20억원이 거뜬히 소요된다.

조문술 기자/freiheit@
헤럴드경제 | 2010-08-09 11:52